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저서 ‘역사의 종말’에서 서양식 자유 민주주의의 승리를 선언했던 저명한 정치학자 프란시스 후쿠야마 스탠포드대학 교수가 이제는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으로 전후 세계 질서가 붕괴할 것으로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주 후쿠야마 교수와 인터뷰한 내용에 따르면 그는 트럼프의 당선이 세계 질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았다. 그는 그 이유로 트럼프가 국수주의자라는 점을 들었다. 트럼프의 경제나 외교 정책 모두에서 국수주의자로서 1940년대 말부터 자유 세계질서의 뼈대가 된 상호협력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후쿠야마 교수의 말에 따르면 전 세계에 경제적 국수주의 국가들이 이미 많이 포진된 상황에서 자유질서를 옹호하던 미국이 돌아설 경우 자유질서는 추동력을 잃고 결국 붕괴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트럼프가 실제로 정책 추진이 어떻게 이뤄질 것이냐는 질문에 후쿠야마 교수는 지금으로선 전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사업가임을 생각한다면 사람들의 의견을 취합하며 일방적으로 행동할 수 없다는 현실을 깨닫고 입장을 조율하겠지만, 자신을 존경하지 않는 사람들에 보복하는 마피아 보스적인 기질을 생각한다면 물러서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후쿠야마 교수는 함께 묶여 서로를 지원하는 각종 국제적 금융 기관들, 군사적 동맹이 있는데 국수주의자, 포퓰리스트들은 이들 조직에 대한 믿음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수주의자들이 장악하는 세계는 서로에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지원을 빌려주는 형태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과거 세계 질서를 유지하던 기관들의 토대가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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