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넷판 보도에 따르면, 에어컨 대기업 미국 캐리어는 29일 멕시코에 생산 이전이 예정되어 있던 미국 인디애나 주에서 약 1000명의 고용을 유지하기로 트럼프 당선인측과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신문은 민간기업의 투자 계획이 정치개입으로 뒤집히는 것은 미국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캐리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차기 대통령, 마이크 펜스 차기 부통령과 합의에 도달했다”며 이 소식을 알렸다. 트럼프 당선인도 트위터에 “목요일(12월 1일, 현지시간)에 인디애나에 가서 발표할 것이다. 지역의 위대한 노동자들에게 큰 날이 될 것이다. 캐리어에 감사하다”고 메시지를 남겼다.
트럼프 당선자는 지난 2월 캐리어가 인디애나에서 멕시코로 에어컨 생산공장을 이전한다고 발표하자 대통령 선거 기간에 이를 비판했고, 24일 회사 이름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면서 이전을 저지할 방침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주장했다. 캐리어는 인디애나 공장을 폐쇄하면 약 1400명의 일자리가 희생된다고 밝혔다.
캐리어는 멕시코 이전 계획을 백지화 한 것인지, 인디애나주에 새로운 생산을 위한 투자를 단행해 시작해 일자리를 창출하는지 여부 등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당선자의 정치적 개입에 의해 당초의 계획이 검토된 것은 자유주의를 원칙으로 하는 미국에서 논란을 낳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는 기업 해외투자 저지 정책 기조가 당선을 이끈 주요 요인이었다. 이 정책은 미 중서부 등지의 노동자들의 지지를 받는 기반이 됐다. 트럼프 당선자는 29일 트위터에 “우리는 기업과 협력을 통해 기업들을 미국에 남겨 놓을 것”이라며 선거 공약을 재확인 했다.
한편, 일부 언론들은 캐리어가 계획을 재검토한 이유는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가 자사 군용기 사업에서 정부측의 거래 중단 등 보복을 두려워한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멕시코는 포드 자동차 등 자동차를 중심으로 미국 제조업이 많이 진출하고 있으며, 캐리어의 사례를 계기로 현지 진출 기업들에 대한 트럼프 당선인의 정치 개입이 추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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