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유업계 대표 라이벌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이 올해 정반대의 사업 전략을 펼치고 있다. 매일유업이 적극적인 마케팅과 사업 다양화로 신성장동력을 마련한 반면, 남양유업은 내부적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며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올 3분기 영업이익 21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5.7% 신장한 수치이자,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33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 늘었다.
남양유업의 3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감소한 3054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52.0% 늘어난 95억원을 보였다.
지난 8월 적용된 원유 가격 인하가 최근 수년간 실적 악화에 시달리던 유업계에 '깜짝 실적'을 안겼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이들 업체가 적자사업인 흰우유 대신 사업다각화와 제품 다양화에 골몰해 온 만큼 올해의 행보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올 한해, 매일유업은 주력사업인 흰우유와 발효유, 컵커피의 신제품 출시뿐 아니라 적극적인 마케팅과 저지방 우유 소비 캠페인까지 진행하며 바쁜 나날을 보냈다.
여기에 자회사를 통해 커피전문점(폴바셋), 외식(크리스탈 제이드), 유아동복(제로투세븐), 관광(상하목장) 등 사업 다각화에 주력했다. 특히 폴바셋은 최근 캡슐커피 신제품을 내놓으며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으며, 크리스탈 제이드도 백화점 중심으로 출점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남양유업은 주력 제품인 우유와 함께 탄산수·커피 등 관련 상품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새로운 도전보다는 판촉과 영업 등 기본에 충실해 순매출을 올리겠다는 각오다.
이 두 업체의 행보는 마케팅 비용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매일유업은 2014년 720억원에서 지난해 782억원으로 광고선전비를 8% 늘렸으며, 남양유업도 같은 기간 907억원에서 916억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올해도 비슷한 기조를 이어간 매일유업은 올 3분기 221억원, 누적 679억원으로 같은 기간보다 10% 정도 늘어난 비용을 광고선전에 사용했다. 반면, 남양유업은 올 3분기 마케팅 비용이 전년보다 20% 넘게 쪼그라들었으며, 3분기 누적 비용도 14%가량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매일유업이 적극적인 마케팅과 사업 확장을 펼치고, 최근 몇 년 실적 악화를 보인 남양유업이 몸을 사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남양유업은 올해 실적이 나온 뒤에야 지속가능한 사업 전략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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