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 코스피 伊 개헌 부결 땐 큰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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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2-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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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코스피가 이탈리아 개헌안 부결 시 큰 충격을 받을 전망이다.

이탈리아 마테오 렌치 총리에 대한 신임을 묻는 성격인 개헌안이 국민투표에서 불발될 경우 이탈렉시트(이탈리아 유럽연합 탈퇴)로 이어질 수 있다. 유럽 전체가 정치적인 불확실성에 휩싸여 유로화 약세와 달러 강세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얘기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탈리아 개헌안 국민투표는 우리 시간으로 5일 오전부터 출구 조사 결과가 나오기 시작해 같은날 아시아 증시에 실시간으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개헌안은 315명인 상원의원을 100명으로 줄여 상원 권한을 축소하는 게 골자다. 총리가 추진하는 법안이 줄줄이 상원을 못 넘고 있어서다. 개헌안이 부결되면 야당인 오성운동을 비롯한 극우정당이 득세하면서, 이탈렉시트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주요 증권사는 이런 이유로 단기적인 코스피 예상 저점을 1950선까지 내려잡았다. 코스피는 2일까지 한 주 동안 1974.46에서 1970.61로 0.19%(3.85포인트) 하락했다. 지수는 최순실 게이트를 비롯한 국내 악재뿐 아니라 대외 여건마저 우려를 키우면서 결국 약세를 보였다. 
 
이번 이탈리아 개헌안은 부결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오랜 구조조정으로 총리에 대한 신임도가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개헌 불발로 유로존 금융시장이 혼란에 휩싸일 경우 우리 증시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달러 강세가 심화돼 환차손을 우려하는 외국인이 증시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개헌안이 불발되면 이탈리아 은행권이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며 "이탈렉시트까지 거론되고 있어, 유럽 전체로 위험이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투표 결과에 따라 유럽중앙은행(ECB)도 대응을 달리할 것으로 보인다.

ECB는 8일 통화정책회의를 연다. 물론 개헌이 불발되면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시장을 달래줄 카드를 내놓을 수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후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개헌안마저 부결되면 브렉시트(영국 유럽연합 탈퇴) 때보다 더 큰 충격이 우려된다.

드라기 총재는 11월 말 유로존 구조개혁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통화정책 변화를 시사했다. 지속적인 저금리 정책이 자산 버블을 키웠다는 것이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개헌안 부결 가능성이 높지만, ECB가 곧장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시장은 관망세를 보이면서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가 배당시즌에 들어선 점은 충격을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김용구 연구원은 "이달 선물·옵션 동시 만기 때 배당투자를 목적으로 한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정보기술(IT) 및 조선, 화학업종이 조정을 받을 경우 저점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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