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 부산촛불집회] '최순실 게이트' 이후 가장 많은 인파 몰려

동아대 등 10개 대학 교수 시국선언···"이러려고 공부했나?"

시민들, 거리에 분필로 글귀 남겨 '눈길'

3일 부산의 최대 번화가인 서면로터리 부근에서 6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날 15만여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정하균 기자]

아주경제 부산 정하균 기자 = 최순실 게이트로 이미 촛불대하(大河)가 2주연속 100만을 넘겼고, 또다시 그 이상으로 활활 타오를 전망이다.

3일 부산의 최대 번화가인 서면로터리 부근에서 6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후 가장 많은 인파가 부산에 집결했다.
 

3일 오후 부산 민예총 등 학생들이 '하야 해라, 하야 해라'란 피켓을 들고 풍물패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정하균 기자]

이날 오후 4시부터 식전행사로 서면 일대에서 정희준 동아대 교수 등 부산지역 10개 대학 교수, 연구원, 청소년 등 100여명이 참가하는 시국선언과 부산 민예총 등의 공연 등이 펼쳐졌다.

교수들은 "최순실씨 몸종 노릇한 게 교수 아니냐"며 "우리가 이러려고 오랜 기간 공부했나 하는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이들은 "박근혜는 즉각 퇴진하라, 국민의 명령이다 물러나라"며 구호를 외쳤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하야' 서명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정하균 기자]

이날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은 오후 4시 30분부터 서면 쥬디스테화 옆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 스티커'를 배부하고 '박근혜 대통령 하야' 서명운동을 벌였다.

최인호 부산시당 위원장은 "이번 집회가 마지막이기를 바란다"며 "앞으로 우리 부산시당은 (촛불집회)국민의 명령을 받들어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비박 의원) 의원들에게 "'탄핵' 동참을 독려하고 국민의 요구에 함께해 줄 것"을 당부했다.
 

3일 오후 6차 촛불집회 현장에서 시민들이 '박근혜는 무너지다. 즉각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정하균 기자]

시민발언에 참여한 시민들은 "박근혜 구속하라", "박근혜 퇴진하라", "새누리당 해체하라"를 외쳤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 김준성 씨(북구 화명동·39)는 "국민을 위한 정치인이 돼야 하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의 뜻을 전혀 모르고 있다"며 "이 정도 했으면 지나가는 개도 알아듣겠다"고 한숨 지었다.
 

3일 집회현장에선 시민들이 분필로 도로에 적은 '그만 고집부리고, 아줌마 고마 집에 가라' 등의 글귀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사진=정하균 기자]

안선영 씨(LA·유학생·29)는 "어제 한국에 도착했다. 사실 집회에 참석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는데, 아픈 현실이지만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외치고 싶어 참여했다"면서 "도로에 적힌 글귀들을 보고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말헀다.

안씨는 함께 한국에 온 영국인 친구가 "최순실이 누구냐고 묻는데 '우주의 기운, 오방색, 자괴감 들어 괴롭다'를 영어로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하고 부끄러웠다"고 전했다.

참가자들은 오후 7시 50분께부터 크게 두 그룹으로 나눠 문현교차로까지 약 3㎞ 구간을 행진했다.

이날 집회엔 경찰추산 2만여명, 주최측 추산 15만명이 참여했다.
 

3일 부산의 최대 번화가인 서면로터리 부근에서 6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엔 경찰추산 2만여명, 주최측 추산 15만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