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취임 1년을 맞아 경쟁사에 비해 선방했다는 평가를 얻으며 무난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내년부터는 공격적 행보에 나설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올해 영업이익 7292억원, 순이익 47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5%, 34%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권부회장은 통신시장의 진흙탕 싸움에서 양호했다는 평가를 얻으며 유임을 확정지었다.
권 부회장은 연말 파격인사를 단행하며 특유의 혁신 DNA를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그간의 대외적 방어에 나서준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동시에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의 신사업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권 부회장은 최근 취임 1주년을 맞아 1등 사업자에 대한 의지를 거듭 내비치며 신사업의 일환으로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통신사의 빅데이터 사업을 벤치마킹 하겠다는 각오를 내놨다. 중국팀을 강화한 LG유플러스가 해외 사업자인 중국 화웨이와의 협력을 넓혀가고 있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일 화웨이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P9'과 'P9 플러스'를 단독 출시했다.
LG유플러스는 하반기 들어 빅데이터를 빠르게 사업에 접목시키고 있다. 지난 10월에 개인 추천 기능을 강화한 'U+비디오포털'을 통해 고객의 시청 이력 분석을 통한 비디오 추천 서비스를 출시한데 이어 11월에는 KB금융그룹과 요금납부 등 통신 이용 실적 정보를 신용도 평가에 이용해 KB국민카드 대출 이용 시 우대 혜택을 제공하는 금융-통신 융합 플랫폼 '리브 메이트(Liiv Mate)'도 출시했다.
올해 빅데이터 전담팀이 꾸려진 데 이어 내년에는 빅데이터센터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번 인사에 강호석 빅데이터센터장이 상무로 신규 선임된 것도 궤를 같이 한다는 분석이다. 관련 외부 전문가 영입도 준비 중에 있다.
내년에는 AI 사업에도 변화가 구체화될 전망이다. 미국과 이스라엘 등의 해외 벤처에 대한 지분투자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9월 간담회에서도 이러한 계획을 밝힌 권 부회장이다. 지난해 미국의 인공지능(AI) 로봇기업 지보에 200만 달러(약 22억원)를 투자한데 이어 올해는 네이버 등과 함께 국내 AI 언어분석 벤처기업인 마인즈랩에 투자한 바 있다.
이번에 두 단계 점프로 상무로 승진한 송대원 FC본부 지능디바이스개발팀장의 역할론도 나온다. 유튜브 콘텐츠를 IPTV에서도 시청 가능하게 한 '유플러스 티비G(U+ TV G)' 출시에 힘을 보태온 송 팀장은 AI 관련 제휴, 개발 등을 담당해 왔다.
커넥티트카와 IoT도 신성장 동력의 한 축을 차지한다. 9월 쌍용차 모기업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과 LTE 기반의 커넥티드카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3년 안에 차 속에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을 구축, 서비스할 계획이다. IoT전용망인 'NB(협대역)-IoT'를 KT와 구축하기로 한데 이어 화웨이와 손잡고 글로벌 시장 진출도 추진하기로 했다. IoT 사업을 주도해 온 김훈 NW본부 NW운영부문장의 전무 승진도 이 역할에서의 강화로 풀이된다.
공격적인 고객 확보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다단계 논란에도 쉽사리 철회를 밝히지 못할 만큼 권 회장의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다단계 판매를 총괄하며, 실적 개선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 황현식 PS본부장의 부사장 승진도 같은 연장선상에 있다는 해석이다. 대관업무를 안정적으로 이끈 박형일 CRO 정책협력담당도 전무 승진자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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