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진희 기자 = 메모리반도체 수요의 증가 등 호재가 이어지면서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업체(이하 국내 장비업체)들도 실적이 눈에 띄게 성장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외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3D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의 시설 투자를 늘리면서 그 실적이 장비업체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내 장비업체들의 주요 제품 중 하나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관련 장비도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반도체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세메스는 2년 연속 연매출 1조원 달성이 확실시 되고 있다. 작년에 사상 처음 연매출 1조원을 기록했던 세메스는 올해 들어 지난 3분기까지 실적(매출 5600억원)이 저조했다. 그러나 하반기 반도체 장비 발주가 폭증하면서 4분기 매출만 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성엔지니어링도 올 1~3분기 누적 매출액이 1895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동기 1272억원보다 46% 늘어난 수치다. 이밖에 디엠에스와 탑엔지니어링도 올해 들어 3분기까지 1685억원과 1096억원의 누적 매출액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3%와 20% 개선된 성적이다.
국내 장비업체들의 호황은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3D 낸드 등 메모리반도체의 수요도 점점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중국 시안에 3D 낸드 생산설비를 증설했으며, 경기 화성 반도체공장 16라인 일부를 3D 낸드 시설로 전환했다. 경기 평택 반도체공장에 15조원을 투자해 내년부터 64단 3D 낸드 제품의 양산에 들어간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1월부터 경기 이천에서 48단 3D 낸드의 양산에 들어갔으며, 내년 상반기에는 72단 낸드의 개발을 완료해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인텔과 마이크론 등 외국의 반도체업체들도 중국 등에 대규모의 3D 낸드 공장을 세우고 있거나 곧 지을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3D 낸드뿐만 아니라 최근 OLED에 대한 투자도 확대되면서 국내 장비업체들이 밤낮없이 공장을 돌리고 있다”며 “과거에는 ‘을’ 취급받던 장비업체들이 거래처를 골라서 납품한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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