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예술, '음식'으로 재발견하다…국립현대미술관 '미각의 미감'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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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2-05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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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각의 대상으로서의 '맛' 아닌, 공동체 형성 문화로서의 '맛' 다뤄

고든 마타-클락, '푸드', 1971-1973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동시대 문화예술 창작 활동과 도시문화의 관계를 '음식문화'로 살펴보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바르토메우 마리)은 내년 3월 19일까지 서울관 전시실8에서 '미각의 미감'(Activating the City: Urban Gastronomy)'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음식문화를 중심으로 예술가·디자이너·건축가·문화 활동가들이 도시와 삶의 문제를 어떻게 성찰하고 또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주목한다. 

전시 주제는 '도시 생동' '음식과 공동체' '음식을 통한 공유와 나눔' 등 세 가지다. 이는 음식을 단순한 감각이나 탐닉의 대상이 아닌, 사람 사이의 관계와 소통을 형성하는 매개자로 바라보고 이에 집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감동환·바스 스티트겐·스테파니 리틀러, '보이즈 온 휠즈', 2016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디자이너, 요리사, 건축가 등 다양한 분야로 구성된 13팀의 작가들은 예술과 삶의 문제를 음식문화와 연계해 고민하고, 건강한 삶을 지향하는 실천적 모습을 선보인다. 이들의 작업들은 작은 도시로 탈바꿈한 전시장에서 마치 무대 장치처럼 펼쳐지며, 전시기간 진행될 연계 프로그램들은 배우들의 공연을 연상시킬 만큼 극적이다.  

'도시 생동'은 모빌리티(Mobility, 이동성)가 일상이 된 현대 사회에서 장소·시간에 구애받지 않으며 음식을 즐기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확장하는 등의 작업들을 선보인다. 김종범은 각자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라이프 사이클' 시리즈를 통해 삶·움직임·속도에 대해 이야기하고, 건축가 김태범은 모든 것이 초소형화 하는 세태를 반영해 작은 도시락을 펼치면 소풍에 꼭 맞는 도구로 변하는 '도시 피크닉'을 제안한다.
 

김태범, '도시 피크닉', 2016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음식과 공동체'에서는 음식을 통해 인간의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공동체를 형성하고자 했던 전설적인 작업들을 만날 수 있다. 1970년대 초 예술가들과 함께 공동으로 운영한 레스토랑 '푸드'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상 '푸드'(고든 마타-클락) 비롯해 새로운 삶의 공동체를 꿈꾸는 도시 장터 '시장'(마르쉐@친구들)도 경험할 수 있다.

김다움은 도시와 음식문화가 만들어내는 사운드를 채집·재편집해 청각적 음식문화를 드러내는 '유통기한들'을 선보이며, Ab그룹(이혜연)은 이번 전시의 개별 작품들과 주제를 담아내는 무대로서의 '도시'를 전시장에 연출한다. 
 

마르쉐@친구들, '시장', 2016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전시 연계 프로그램과 행사도 이색적이다. 농부, 요리사와 함께 조리법을 공유하고 같이 만들어 볼 수 있는 '씨앗밥상(씨드 투 테이블)'이 진행될 예정이며 서울관 마당에서는 '마르쉐@MMCA' 장터가 열린다. 

김장언 전시기획2팀장은 "이번 전시는 다양한 삶의 태도를 포괄하며 관계를 형성하는 사회적 매개로서의 '미각'에 접근한다"며 "이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를 새롭게 인식하게 하고,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도시의 미감을 제공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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