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지난주에 사망한 라울 카스트로의 친동생이자 쿠바의 대통령이 라울 카스트로가 형인 피델 카스트로가 남긴 사회주의 유산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라울 카스트로 의장은 3일(이하 현지시간) 쿠바의 제 2의 도시인 산티아고 데 쿠바의 혁명광장에서 피델 카스트로를 추모하며 모인 수만명의 시민들에게 한 연설에서 조국과 사회주의 수호 의지를 다시 한번 다졌다. 그는 시민들을 향해 "우리는 쿠바에서 사회주의 만들어 가는 과정 속에서 어떠한 장애물과 힘든 난관, 위협도 극복해 나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4성 군복을 입고 등장한 라울 카스트로의 연설에 시민들은 크게 환호하며 화답했다.
지난 30일 수도 아바나를 출발한 피델 카스트로 전 의장의 유해는 900㎞에 달하는 전국 순회를 거쳐 3일 제2 도시 산티아고 데 쿠바에 도착했다. 라울 카스트로는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길로 나와서 추모를 표했으며, 유해를 싣고 가는 차량이 지나가는 길 내내 자원봉사자들은 다리를 수리하거나 집에 페인트 칠을 다시 하는 등의 방식을 통해 추모의 마음을 표시하기도 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라울 카스트로는 형의 유언에 따라 피델 카스트로의 동상이 세워지거나 그의 이름을 딴 공공장소가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혁명의 지도자는 자신을 숭배하는 어떤 표현도 거부했다"고 말했다.
피델 카스트로 전 의장은 1959년부터 2006년 동생인 라울에게 의장직을 물려줄 때까지 쿠바를 통치하며 수십년 동안 쿠바인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날 추도식에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 등이 참석했다.
그러나 이같은 추모 열기에 대한 비판의 시선도 있다. 9일에 달하는 카스트로 추모 기간동안 많은 이들이 그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고는 있지만, 반체제 작가인 요아니 산체스 (Yoani Sanchez)는 트위터를 통해 피델 카스트로를 신격화하는 추모 열기를 비판햇다. "현실은 마치 끝나지 않는 악몽처럼 열광에서 환각으로 향하고 있다"면서 "TV를 켜면 상화은 더욱 악화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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