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232만 성난 촛불 민심을 받아들여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9일 본회의를 통과하게 될지 국민의 시선이 정치권으로 향하고 있다.
8일에는 야3당과 무소속 의원 171명이 지난 3일 발의한 탄핵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다. 본회의에 보고된 탄핵안은 24시간이 지난 9일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진다.
문제는 탄핵안이 가결정족수(재적의원 300명중 200명)를 채울 수 있느냐이다. 야당과 무소속 의원이 172명이어서 새누리당에서 최소 28명이 탄핵에 동참해야 한다.
이 때문에 탄핵안 표결 과정에서 정족수를 채우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등 탄핵 표결을 닷새 앞두고도 정국은 여전히 안갯 속이다.
탄핵안 처리의 열쇠를 쥔 새누리당 비상시국위원회는 박 대통령에게 7일 오후 6시까지 '내년 4월 30일 퇴진, 즉각적인 2선 후퇴' 요구에 답하라고 촉구한 상태다.
박 대통령이 4월말 퇴진이라는 요청을 7일 전에 수용하면 협상 자체를 거부해온 야당이 다른 퇴진 시점을 제시하기 어렵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사실상 '4월 말 퇴진, 6월 말 대선'을 기정사실화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이어 여야가 합의로 총리를 선정하고 거국내각을 구성하면서 대통령이 2선으로 후퇴하는 것이 비박계의 정국수습 시나리오다.
하지만 야3당은 '9일 탄핵 표결 이외에 다른 협상은 없다'며 배수진을 친 상황이다. 야3당은 박 대통령의 거취와 상관없이 탄핵안을 추진해 분명하게 대통령의 위헌·위법 사실을 밝히겠다는 계획이다. 야3당은 비박계를 오는 9일 표결 직전까지 적극적으로 설득하겠다는 전략이다.
탄핵안이 부결될 경우 박 대통령과 청와대로 향했던 민심의 분노가 새누리당으로 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탄핵 처리 키를 쥐고 있던 비박계는 엄청난 분노로 응집된 민심의 직접적인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새누리당 비박계 내에서도 더 나아가 대통령이 입장을 표명하더라도 사실상 여야 합의가 어려운 상황이므로 탄핵을 할 수 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비박계 핵심 중진은 "지금 탄핵은 거의 '상수'가 된 것 같다"며 "여야 합의까지 가야 하는데, 그게 안 되면 탄핵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순실 사태 이후 새누리당을 탈당한 전ㆍ현직 의원 등은 4일 국회에서 회동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위한 비주류의 동참을 촉구했다.
김용태 의원은 “박 대통령이 퇴진 약속을 하면 탄핵하지 않겠다는 것은 반헌법적 발상”이라면서 “탄핵 절차의 개시에 실패하면 국민으로부터 버림받고 해산에 직면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탄핵안 표결에 들어가면 비주류 내 '샤이(Shy) 탄핵파' 의원들의 표심이 탄핵에 합류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온다.
국회법에 따르면 부결된 안건은 같은 회기 중에는 다시 발의될 수 없다.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 탄핵안이 부결되면 새로 소집될 임시국회에서 재발의가 가능하다. 그러나 탄핵안이 한번 부결되면 각종 후폭풍으로 재추진되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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