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발명을 통해 세상을 바꾸려는 여대생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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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2-0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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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문혜진 학생 제공]


아주경제 김호이 기자 = '김호이의 사람들' 코너를 진행하는 김호이입니다. 독자분들은 '발명'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나요? 너무 어렵다거나, 무엇부터 해야 할 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이번 인터뷰에서는 발명으로 세상을 바꾸려는 여대생들을 초대했습니다. 발명·특허 특성화고등학교에 다니면서 발명을 처음 접했고, 지금은 발명을 알리는 '발명을 통해 꿈을 꾸고 꿈을 이룬 여대생들'이라는 책을 낸 문혜진, 송혜린 그리고 책을 디자인한 정동연 학생이 주인공입니다.

[사진=문혜진 학생 제공 ]




Q. '발명을 통해 꿈을 꾸고 꿈을 이룬 여대생들'이라는 책은 어떠한 책인가요?

혜린 = 발명을 만나 자신의 꿈을 찾고 꿈을 이루게 된 저희의 솔직한 이야기가 담긴 책입니다. 이 밖에도 발명 활동에 대한 정보부터 다양한 팁도 보실 수 있습니다. 발명을 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Q.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혜진 = 첫 번째는 발명 교육 활성화입니다. 발명 교육의 여러 이점이 많지만 접근이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희의 사례를 통해 발명 교육이 관심을 받고, 활성화가 되었으면 했습니다. 두 번째는 미래산업과학고 발명특허과 1, 2기로서 후배들과 경험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세 번째는 저희가 겪었던 어려움을 후배들은 겪지 않았으면 했습니다.
 

[사진= 문혜진 학생 제공]


Q. 동연 학생은 이 책의 만화와 디자인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들었습니다.

동연 = 예전부터 그림과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고 현재 혜진, 혜린 학생과 함께 서강대학교 아트앤테크놀로지 학과에 다니면서 디자인이나 스토리텔링 기법 등 여러 가지를 공부하고 있어요.

Q. 발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혜진 = 어려서부터 발레, 수영, 미술, 피아노 등 다양한 활동을 했어요. 수영은 실제 선수들이 나가는 대회도 참가했고, 발레도 콩쿠르 준비도 했습니다. 미술은 매번 상을 받았던 것 같아요. 많은 활동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꿈이 생겼어요. 오랫동안 꿈꿔왔던 것은 '발레리나'였는데, 가정형편이 안 좋아지면서 그만두게 되었죠. 이후 꿈을 포기하고 지냈는데,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홍보시간 때 발명·특허 고등학교를 알게 됐어요. 그때는 발명에 관해 아무것도 몰랐지만 제가 어린 시절 경험한 다양한 활동이 발명으로 창의성 있게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리고 발명을 만나 다시 꿈을 찾고 싶다고 생각했죠.

혜린 = 어렸을 때부터 과학과 발명에 관심이 많았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자연스럽게 발명을 시작하게 되었고, 발명·특허 특성화고등학교에 와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됐습니다.

Q. 동연 학생은 어떻게 함께 작업하게 되었나요?

동연 = 혜진이가 먼저 아이디어를 내고, 저에게 디자인을 제안했어요. 당시 혜진이가 원했던 건 발명 활성화를 도울 교구를 직접 만드는 거였는 데, 이를 직접 시각화하려면 그래픽 작업이 필요했습니다. 혜진이가 평소에 발명 활성화를 위해 많은 활동을 하는 걸 알고 있었고, 저도 그 의도가 좋다고 판단해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Q. 주로 혜진양과 혜린양은 발명을 할 때 아이디어를 어디서 얻나요?

혜진 = 우리 집에는 TV와 컴퓨터가 없어요. 집에서 심심한 경우가 많아요. 보통 심심하면 TV를 보곤 하는데, 그럴 수가 없죠. 그러다 보니 뭐라도 해야지 하면서 신문을 읽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문을 정독하는 스타일은 아닌 데 전체적으로 훑어보면서 세상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공부해요. 신문에서 세상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불편한 점을 해결할 수 있는 아이템을 많이 얻는 것 같아요.

혜린 = 저는 주로 실생활, 뉴스 등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으면 키프리스(특허정보검색서비스)에 들어가 관련 아이디어를 검색해봐요. 그러면 이미 나와 있는 아이디어는 거를 수도 있고, 키프리스에는 없는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데도 많은 도움이 돼요.

Q. 대학을 가기 위한 수단으로 발명하는 학생이 많은데 이러한 학생들을 보면 어떠한 생각이 드시나요?

혜진 = 서강대학교 아트앤테크놀로지학과에 진학하려면 어떤 활동을 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제가 입학 후 놀랐던 것은 31명이 한 학년이었는데, 모두가 개성이 강하고 다른 특징들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들의 공통점은 발명을 대학 진학 수단으로 생각한 것이 아니라 정말 즐기고 좋아했다는 것이었어요. 만약 저도 발명을 대학을 가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했다면 합격하지 못했을 거예요. 면접이든 자기소개서에서든 본심이 나타나게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어떤 활동을 하더라도 자신이 원하고 좋아해서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혜린 = 발명을 시작하는 건 대학을 가기 위해서든, 호기심에서든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발명이 싫은데도 계속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은 자신에게도 좋지 않을 것으로 생각해요. 발명을 스펙으로 생각하는 학생들 때문에 열정 있는 이들까지 그런 식으로 매도되는 게 안타까워요.

Q. 발명할 때 가장 중요시 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혜린 = 발명을 정의할 때 '세상을 편리하게 하는 것이 발명이다'라는 글을 본 적이 있어요. 글 그대로 발명을 할 때 자신만의 이익을 챙기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을 나의 발명으로 편리하게 만들어야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아요. 또 그런 마음가짐이 있어야 좋은 발명품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Q. 자신에게 발명이란 무엇인가요?

혜진 = 발명은 꿈 같아요. 발명은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드는 것이잖아요. 꿈도 마찬가지로 세상에 없는 것을 자신이 발명해나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이번에 책을 출간하게 된 것도 문혜진이란 사람이 책을 출간하는 꿈은 저만 꿀 수 있고, 세상에 없던 것이잖아요. 발명이란 세상에 없던 꿈을 하나둘 이루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혜린 =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다리라고 생각해요. 자신의 꿈이 굳이 발명가, CEO가 아니더라도 발명을 통해서 창의성은 물론 생각을 깊게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으므로 다른 목표를 향하더라도 발명이 여러 방면에서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동연 = 저는 사실 혜진, 혜린이랑 만나기 전, 그러니까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발명은 에디슨이나 벨 같은 과학자 혹은 공학자들이 하는 거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직접 옆에서 발명품을 만들거나, 아이디어 내는 걸 보고 있으니,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단 걸 깨달았어요. 혜진이와 혜린이가 발명이 특기라고 한다면 저는 그림이 특기인데, 발명과 그림도 비슷한 것 같아요. 어딘가, 혹은 누군가, 또는 스치는 어떤 것에서든 영감을 받고, 그걸 눈에 보이는 뭔가로 표현한다는 점이 닮았어요. 그리고 그런 것들은 굳이 과학자나 공학자가 아니어도 누구나 할 수 있죠. 그래서 저에게 발명이란 누구나 할 수 있는, 자신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인 것 같아요.

Q.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은 누구인가요?

혜진 = 그래미의 남종현 회장입니다. 시상식장에서 우연히 봤는데, 한명 한명 청소년 발명가들에게 먼저 악수를 청해 준 기억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요. 그리고 청소년 발명가들을 위해 끊임없는 관심을 둬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실제로 여명808은 807번의 실패 끝에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이런 포기하지 않는 도전정신이 발명가로서도 멋진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혜린 = 혜진 언니예요. 언니는 정말 부지런하기도 하고 생각도 깊어서 항상 옆에서 지켜보면 배울 점이 정말 많아요. 발명하면서 제게 원동력이 되고 동기부여도 되는 선배입니다.

Q. 지금까지 발명한 것 중 대표적인 것은 무엇인가요?

혜진 = 책꽂이 책지지대 조립구조입니다. 책꽂이에 책이 꽉 차 있지 않으면 자꾸만 쓰러지는 문제를 해결한 것인데, 이 발명품으로 서울시 창의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은상과 함께 학교운영지원금 1500만 원을 받을 수 있었고 특허등록도 됐습니다.

혜린 = 저는 폭설 때문에 비닐하우스가 붕괴하는 것을 방지하는 발명품입니다. 비닐하우스 프레임의 어느 부분을 스프링으로 바꾼 간단한 발명품입니다.

Q.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혜진 = 대학 입학 후 수업의 일환으로 아트센터나비의 노소영 관장을 만났는데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모를 때에는 가장 힘들었던 기억을 돌이켜봐라'는 말을 듣고 '교육자'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고등학교 재학시절 제가 받았던 편견들이 가장 힘들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학생을 편견으로 바라보지 않는 교육자가 되고 싶습니다.

혜린 = 대학을 열심히 다니면서 제가 좋아하는 일을 계속해서 해 나가는 것입니다.

Q. 발명을 통해 세상을 바꾸려는 꿈을 꾸고 있는 학생들에게 조언 부탁해요.

혜진 = 발명을 통해 꼭 발명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발명을 통해 많은 것을 경험하며 누군가가 '넌 좋아하는 거와 싫어하는 게 뭐야?'라고 물었을 때 대답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혜린 = 상에 연연하지 말고 자기 뜻을 끝까지 펼쳤으면 좋겠어요. 발명하면서 힘들고 그만두고 싶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무엇보다 많은 분야를 공부하고 경험해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인터뷰 콘텐츠 전문 제작사 Hoso company https://www.facebook.com/Gip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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