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16개월 만에 큰 폭 감소…흔들리는 기초체력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6-12-05 15:0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외국인 자본 썰물현상 불안감 존재…안심할 수 없어

  • 내년 잠재성장률 하락에 대비한 정책도 마련돼야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1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대외변수에 적신호가 켜졌다. 정부는 아직까지 대외건전성이 양호하다며 자신하는 입장이지만, 잘 나가던 외환보유액이 줄었다는 것이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당장 내년부터 하락이 예상되는 잠재성장률까지 겹칠 경우, 한국경제 기초체력이 급격히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직 미국 금리인상 여부도 결정되지 않은 시점에서 외환보유액이 줄었다는 부분도 달갑지 않다. 금리인상 후 강달러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 대외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올 가능성도 염두해야 한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3719억9000만 달러로, 10월 말(3751억7000만 달러)보다 31억8000만 달러 줄었다. 이는 10월 26억 달러 감소에 이어 2개월째 줄어든 수치다.

특히 11월 외환보유액의 감소 규모는 2015년 7월 39억300만 달러가 줄어든 이후, 1년4개월만에 가장 큰 액수다.

외환보유액이 감소한 것은 미국 대선 결과 및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인상 전망 등 여파로 달러 가치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달러 상승으로 유로나 엔 등 여타 통화로 보유하던 외화자산을 미국 달러로 환산한 금액이 줄었다는 의미다.

문제는 아직 미국 금리인상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는데, 외국인 투자자 등이 달러 환산을 줄인다는 점이다.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정국이 좀처럼 수습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칫 외국인 자본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 그동안 잘 쌓아 놓은 대외건전성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다. 실제 국내 금융시장은 외국인 자본 의존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한 상장주식(469조4000억원)은 전체 시가총액 대비 31.1%다. 일본이 약 10%, 미국이 20% 정도를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는 점과 비교하면 의존도가 훨씬 크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는 최근 5개월째 주식 순매수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순매수 규모가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 8월 1조8510억원, 9월 1조6250억원, 10월 4610억원으로 하향곡선이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경제변수가 나타나기도 전에 한국경제 대외건전성이 흔들리는 부분을 정부가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금융시장이 미국 금리인상 등 대외변수의 직격탄을 맞지 않아도 신흥국을 통해 위험요소가 전염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중국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함께 최근 국내 저성장·저금리 장기화 등으로 기업의 국내 이탈이 확대되는 움직임도 대외건전성을 흔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통상의 70∼80%는 외교력과 협상력이 좌우한다”며 “한국과 교역이 미국에 긍정적인 도움을 준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중국·멕시코 등 신흥국과 한국을 다른 카테고리로 인식할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