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없는’ 연말 송년 회식, 문화 회식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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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2-07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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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 작품 관람부터 요리 프로그램까지 종류도 다양

  • 회식 자리가 단순한 술자리가 아닌 교감의 장 돼야한다는 인식 변화

연말 송년 회식 자리를 술 대신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이 채우고 있다. 위 사진은 스타트업체 '쿡박스'가 만든 팀쿡 프로그램의 한 모습 [사진=쿡박스 제공]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직장 생활 2년차인 A씨(29)에게 연말은 1년 중 가장 바쁜 시기 중 하나다. 부서 회식을 시작으로 팀·동기 회식 등 연이은 회사 술자리로 사적인 약속은 엄두도 못 낸다. 그 중 직상 상사들과의 술자리는 가게 예약부터 술시중까지 스트레스의 연속이다.

지난 7월 취업포털 사이트 잡코리아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 회식의 유형은 주로 술자리 회식이었다. 특히, 응답자의 60% 이상이 '개인의 일정을 무시하거나 술을 강요하는 회식 분위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일방적인 술자리 회식에 대한 거부감이 늘면서 연말 회식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과 색다른 분위기가 있는 이색 회식을 시도하는 기업과 조직이 늘고 있다. 문화회식과 요리회식 등 그 종류도 다양해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라폼므현대미술관의 문화 회식 프로그램 중 한 모습 [사진=라폼므현대미술관 제공]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회식’이 주목받으면서 여러 형태의 문화회식이 가능해지고 있다. 미술작품을 관람하는 동시에 강연을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부터 요리 대결을 펼치면서 직원들 간의 화합을 도모할 수 있는 행사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국내 한 미술관에서는 전문 큐레이터와 함께하는 ‘렉처 콘서트’와 ‘전시관람’의 일정이 포함된 문화회식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전문 큐레이터가 진행하는 ‘렉처 콘서트’는 예술작품을 강연, 음악, 공연을 통해 쉽게 만날 수 있도록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은 예술을 통해 메마른 감성을 치유할 수 있고, 이후 동료들과 함께 작품을 관람하며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다.

 

라폼므현대미술관의 문화 회식 프로그램 중 한 모습 [사진=라폼므현대미술관 제공]



음식이 한가득 마련된 식탁에서 회사 동료들끼리 옹기종기 앉아 술잔을 권하는 것 대신 함께 요리를 하면서 동료들 간의 친목을 다지는 프로그램 역시 눈길을 끈다.

국내 한 스타트업체가 만든 ‘팀쿡’은 조직원의 화합을 위한 네트워크 프로그램으로 요리와 간단한 게임을 통해 조직 간 소통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낼 수 있도록 기획됐다. 전문 스태프의 지원 하에 참석자들은 미리 준비된 요리 키트를 활용한 팀 미션에 참가해 동료 간의 요리 경험을 공유하고, 서로 다른 팀 간의 요리 대결을 펼칠 수 있다.

이러한 회식 문화의 변화 배경에는 '회식 자리가 더 이상 업무의 연장선상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회식이 직원들 사이의 교감뿐 아니라 먹는 행위를 넘어서는 즐거움에 대한 가치를 찾을 수 있는 자리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주진형 쿡박스 총괄운영실장은 “기존 우리나라 회식 문화를 보면 역동성이 없다. 앉아서 삼겹살을 굽고 술 마시고 하는 것이 전부다”라며 “회식도 삼시세끼 중 하난데 식사란 행위를 통해 교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체 쿡박스의 프로그램 팀쿡의 한 모습  [사진=쿡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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