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금융당국을 비롯한 금융시장이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오는 13~1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 역시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이 비교적 이른 시점에 이뤄질 수 있다. 금리를 너무 늦게 올리면 위험자산 선호 현상을 지나치게 부추길 수 있다"며 인상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우리 정부와 금융권도 그동안 미국의 금리인상을 기정사실로 여기고 대비해왔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큰 탓에 여전히 경계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 최순실 사태 등 국내외 정치적 리스크로 불안감이 확산된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인상이 외국인 자본 유출을 가속화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13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도 문제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국내 시장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가계의 이자 부담이 높아진다. 이자 부담 상승은 대출을 받아 생활비로 쓰는 가계에 충격을 줘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금리인상 이후다. 미국 경제지표가 계속 개선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내년 새로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면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자 통화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미국의 FOMC 회의 결과가 나오는 당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를 연다. 오는 15일 새벽 미국의 금리인상 여부가 결정되자마자 이날 오전 곧바로 우리나라 기준금리를 발표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한국은행의 운신 폭은 그리 크지 않은 상태다. 외국인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미국을 따라 금리를 올릴 수도, 각종 리스크로 침체된 국내 경제를 살리기 위해 금리를 낮출 수도 없기 때문이다.
섣불리 금리를 조정하지 못하고 당분간 현재의 동결 기조를 유지하며 국내외 경제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은행들도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다. 가계대출뿐 아니라 한계기업을 중심으로 기업대출 역시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어 전반적으로 여신을 살피며 대비하고 있다. 특히 외화자금의 급격한 유출로 외화 유동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 자산 건정성 유지도 신경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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