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사람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합니다"
줘쉐진(左學金) 중국 상하이사회과학원 연구교수는 빠르게 심화되고 있는 중국 고령화가 노동가능인구 감소를 초래하고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빠른 대응을 촉구했다. 노동효율 제고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6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한국고등교육재단 컨퍼런스홀에서 '중국 인구 고령화: 도전과 정책선택'이라는 주제로 중국석학 초청강연이 열렸다. 강연의 주인공은 상하이사회과학원 상무부원장을 역임했던 줘세진 교수로 이재열 서울대학교 교수와의 대담도 이어졌다.
줘 교수는 "고령화 현상은 노동가능인구 감소, 노동비용 증가, 저축률·수출 감소 등을 초래해 중국 경기 하방압력을 높일 것"이라며 "해결을 위한 새로운 대응 방안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결방안으로는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 확대를 제시했다. 노동효율을 높여 노동인구 감소의 충격을 상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줘 교수는 "개혁·개방 30여년간 중국은 투자, 인프라, 제조업 확대 등으로 초고속 성장을 이뤄왔지만 이에 따라 투자수익률 감소, 제조업의 심각한 공급과잉 등 부작용이 생겼다"면서 "이제는 사람에 대한 투자를 늘려 '제2의 인구보너스'를 캐내야 할 때"라고 힘줘 말했다.
특히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줘 교수에 따르면 현재 중국은 국내총생산(GDP)의 4% 정도를 교육에 투자하는데 이는 5%를 웃도는 세계 평균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중국의 의무교육 기간을 9년에서 12년에서 늘리는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도농간, 지역간 격차가 큰 것도 문제다. 일자리를 찾아 부모가 도시로 떠나 농촌에 남겨진 아이들이 늘고 도시로 이주해서도 후커우(호적)가 없어 제대로 된 교육, 기초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케이스가 많다는 지적이다.
이 외에 늘어나는 노년인구를 위한 대책도 필요하다면서 △ 양로기금(중국판 국민연금)의 중앙 정부 차원의 통일된 관리와 자산관리 효율 제고 △ 퇴직연령 연장 △ 기초 의료기관 확대를 통한 건강한 노년 보장 등을 건의했다. 태극권 등 전통을 활용해 약을 먹지 않고도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생활방식을 널리 전파하는 '혁신'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두 자녀' 출산 허용 효과에 대한 질문에는 "강력하게 시행됐던 '한 가구 한 자녀' 산아제한이 지난해 사실상 폐지됐지만 출산율은 오히려 감소했다"며 "지켜볼 필요가 있겠지만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맞벌이의 육아문제, 양육비 부담 등으로 아이를 원치 않는 젊은 부부가 늘고 있다며 이 부분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 등이 함께 소통하며 해법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고령화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영향도 우려했다. 줘 교수는 "당장은 큰 문제가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과거 일본과 같은 거품 붕괴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면서 "부동산은 중국 경제가 안고 있는 강력한 리스크"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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