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유럽연합(EU) 유럽위원회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 시한을 단축해 오는 2018년까지 영국의 EU 탈퇴 절차를 마무리짓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셸 바르니에 전 집행위원은 이날 "영국이 내년 3월 말 브렉시트 협상 개시를 통보한다는 것을 전제로 오는 2018년 10월까지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며 조기 합의의 뜻을 나타냈다. 바르니에 전 위원은 브렉시트 협상의 EU 대표다.
바르니에 전 위원의 목표가 이뤄진다면 당초 2년으로 예정돼 있던 영국의 EU 탈퇴 협상 기간이 약 1년 반으로 축소된다. EU 탈퇴 조항인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르면 탈퇴를 원하는 국가가 '공식적으로' 협상 의사를 밝혀야 협상이 시작된다. 협상 기간은 원칙상 2년이다.
EU의 목표 시점인 2018년 10월까지 협상이 끝난 뒤 양측 의회의 비준이 마무리되면 영국은 오는 2019년 5월 예정돼 있는 EU 의회 선거 이전에 탈퇴를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영국과 EU 회원국 27곳의 의회 비준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영국 정부가 협상 개시를 통보해도 EU 회원국이 참여하는 실제 협상 시기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바르니에 전 위원은 향후 영국와 EU 간 관계 설정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 27개 회원국의 단결 △ 영국의 탈퇴 통보 전 협상 불가 △ 영국의 거래 제한 △ EU의 '이동의 자유' 존중 등 4대 협상 원칙을 강조한 상태여서 협상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영국 대법원은 5일(현지시간) 브렉시트 협상 개시 절차 권한에 대한 상고심 심리를 시작했다. EU 탈퇴 협상을 개시하려면 사전에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고등법원의 결정이 나온 가운데 테레사 메이 총리가 단독으로 내년 3월 말 이전까지 EU 탈퇴 협상 개시를 통보한 데 따른 것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현재 재임 중인 대법관 11명 전원이 단일 사안에 대한 심리에 참여하는 것은 지난 1876년 대법관직이 신설된 뒤 처음이다. 대법원의 결정은 내년 1월께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협상 개시 시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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