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여수-고흥 다리명칭 문제 원점에서 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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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2-07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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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종수 박사 제공]


■  박종수 박사(前러시아 공사, 사단법인 박종수경제연구소 이사장) 

다리의 기능은 소통이다. 수천년간 단절됐던 섬과 섬, 육지와 섬을 이어주는 것이 다리다. 여수의 다도해 섬을 잇는 '일레븐 브릿지'도 예외일 수는 없다. 2020년 완공예정인 11개 다리는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로 각광받을 관광명소가 될 것이다. 

그런데 가장 상징성이 높은 여수-고흥 간 교랑은 아직 개통하기도 전에 명칭 때문에 갈등의 다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양 지자체 주민들은 이 다리 위에서 진검승부 중이다. 왜 이 지경이 되도록 방치했는가?

두말할나위없이 1차적 책임은 전남도에 있다. 최순실 게이트로 온 국민이 촛불을 든 엄중한 시기에 야합․오기 행정으로 일관하는 전남도정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될 수 없다. 이낙연 도지사의 인품과 덕망에 비추어 볼때 그가 독선적 도정을 수행할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는다. 도지사의 뒤에서 도정을 농단하는 '제2 최순실'의 존재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전남도의 '팔영대교' 결정은 지난 6월 22일 국가지명위원회에서 부결됐다. 양 지자체간 충분한 조율이 없었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후 양측은 당연히 합의과정을 거쳐 다리 명칭을 결정해야 했다. 그런데 동일 명칭인 팔영대교를 또 다시 국가지명위원회에 통보한 것은 오기행정의 결정판이며 일사부재리 원칙의 법률적 상식에도 배치된다. 게다가 상급기관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다.

여수시는 그동안 제3의 명칭을 제안했는데도 고흥군은 팔영대교만을 고집하는 불통의 태도를 보여왔다. 양 지자체는 전남도 주선하에 11월 10일 지명전문가 21명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해 자문 후 최종적으로 도 지명위원회에서 결정키로 합의했다. 

그 일환으로 11월 24일 대전에서 자문위원회가 개최됐고 제3의 명칭이 우세했다. 그런데 다음날 전남도는 합의정신을 무시하고 팔영대교를 확정해 국가지명위원회에 재통보했다. 이러한 발상 자체가 결코 묵과할 수 없는 최순실식 도정농단이요 몇몇 패거리들의 야합․밀실 행정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들이 누구인가를 밝혀야 하고 마땅히 도정에서 퇴출시켜야 한다. 

오는 9일에는 대전역 청사에서 국가지명위원회가 열리는 날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결정되는 날이기도 하다. 이날 대전역 청사 앞에서는 여수와 고흥 주민들의 대규모 맞불 집회가 예정돼 있다. 

여수 지역민을 비롯한 도민들은 최순실식 도정농단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이낙연 지사는 지금이라도 여수-고흥 다리명칭 문제를 원점에서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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