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탄핵 시나리오]가결 땐 ‘조기 대선’ 부결 땐 ‘국회 해산론’…정국 태풍권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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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2-0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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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핵이든 부결이든 격랑 불가피…혼돈의 대한민국호 어디로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6차 주말 촛불집회가 3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 국회 본회의 표결 이후 시나리오는 크게 △가결→4월 퇴진 △가결→조기 퇴진 △부결→퇴진 발언 철회 △부결→퇴진시점 제시 등 네 가지다.

가결 때도 250표 이상의 압도적 표차로 이기느냐, 정족수(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를 가까스로 넘기느냐에 따라 정국 방향이 달라진다. 여권발(發) 분당은 물론, 야권 정계개편, 제3 지대 개헌론 등 조기 대선의 모든 변수가 요동칠 수밖에 없다.

반대로 부결 땐 박 대통령을 정조준했던 200만 이상의 촛불이 횃불로 돌변, ‘국회 해산론’에 대한 여론이 정국을 강타할 전망이다. 박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가결되든 부결되든 정국 시계 제로 상태는 내년 상반기 내내 한반도를 뒤흔든다는 얘기다.
 

전국교수연구자 비상시국회의 회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전국교수연구자 시국선언'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가결→인용→4월 퇴진…대선 정국으로

8일 국회와 정치전문가에 따르면 박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 소추의결서를 헌법재판소(헌재)와 청와대로 송달하면, 박 대통령의 직무와 권한은 즉시 정지된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하는 셈이다.

이후 헌재는 국회 탄핵안의 법적 흠결을 가리는 ‘적합성’부터 심리한 뒤 180일(훈시규정) 이내 최종 결정을 내린다. 이 경우 내년 3월 초께 인용이든 기각이든 탄핵 소추안의 운명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박 대통령이 수용한 ‘4월 말 퇴진-6월 말 조기 대선’ 로드맵 일정과 상당 부분 맞물린다. 박 대통령이 사실상 헌재의 탄핵심판 청구에 맞서 ‘적극적 방어권’ 행사를 천명한 만큼, 헌재 최종 결론 뒤 예정대로 퇴진하는 수순이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탄핵안 가결 시 새누리당 지도부 교체 및 재창당 수순을 밟으면서 조기 대선 국면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탄핵 정국에 휩싸인 20대 국회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tlsgud80@]


◆가결→조기 퇴진…특검이 변수

박 대통령이 헌재 심판 전 조기 퇴진을 택할 수도 있다. 이미 야권은 ‘본회의 가결 후 즉각 퇴진’ 운동에 방점을 찍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탄핵 후 자진 하야’를 촉구하며 “대통령이 하루라도 더 재직하고 있는 것이야말로 오히려 반(反) 헌법적인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변수는 국회 본회의 표차와 특별검사(특검) 결과다. 박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250표 안팎의 지지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특검에서 제3자 뇌물 공여죄 등이 밝혀질 경우 야권의 즉각적 하야 운동은 물론, 촛불민심이 ‘박근혜 퇴진-황교안 탄핵’으로 쏠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 대통령이 이르면 1월 퇴진·늦어도 2월 퇴진을 선택한다면, 궐위 시 60일 이내 대선 실시 규정 조항(헌법 제68조제2항)에 따라 3월∼4월 ‘벚꽃엔딩’ 대선을 치를 수도 있다.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학교 교수는 “조기 대선은 상수”라고 말했다.

◆부결→사퇴 발언 철회…强대强 대치

여야의 진흙탕 싸움이 가장 예상되는 시나리오다. 수순은 이렇다. 탄핵 소추안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다. ‘정치적 면죄부’를 받았다고 판단한 박 대통령은 퇴진 발언을 철회하거나 뭉개기로 일관한다. 200만 촛불은 ‘즉각 하야’ 구호를 앞세워 청와대와 전면전을 치른다.

여야도 ‘사생결단식’ 대치 정국의 중심에 서게 된다. 식물 정부에 이어 국회마저 뇌사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문 전 대표를 비롯해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 등 야권 대권주자들도 큰 상처를 입는다.

이 과정에서 평화적 집회로 일관했던 촛불민심이 임계점을 넘어 물리적 폭력 양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배 본부장은 “탄핵안 부결 시 촛불 민심은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결→퇴진 시점 제시…과도내각 변수

탄핵 소추안이 부결됐어도 박 대통령이 퇴진 시점을 제시, 사실상 하야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 이 시나리오의 변수는 질서 있는 퇴진을 위한 ‘과도내각’ 구성이다. ‘퇴진 시점 제시→과도내각 구성→대통령 사임→조기 대선’의 로드맵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과도내각 구성의 범위 및 시기를 놓고 여야 간 치열한 주도권 싸움이 불가피하지만, 이 과정에서 제7 공화국 개헌론을 중심으로 한 제3 지대 정계개편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배 본부장은 “부결에 따른 책임론으로 개헌론이 대두하면, 제3 지대는 완전히 새로운 지대의 영역을 구축하면서 통합 수순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비교정치학) 교수는 “탄핵이든 부결이든 민주주의를 승화시키는 방향으로 토론하고 소통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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