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기능이 멈춘 탓에 공기업이 인사 지연, 사업 차질 등 균열이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지만 그나마 이뤄진 인사조차도 '내식구 챙기기' 아니냐는 지적이다.
11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임기가 만료됐는데도 아직 업무를 보는 공공기관장은 22명에 이른다.
공기업마다 기관장 인사가 늦어지며 공석 상태가 지속하거나, 임기가 훨씬 지났는데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곳이 적지 않다. 추진 중인 일부 사업이나 신규 사업을 진행하는데 차질이 빚어지고, 내부 인사가 지연되는 등 조직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우선 지난달 15일 취임한 백창현 대한석탄공사 사장은 경북 칠곡 출신으로 경북고와 영남대 무역학과를 졸업, 1982년 3월부터 석탄공사에서 근무했다.
11월 17일 취임한 정하황 한국서부발전 사장은 대구 사립고등학교인 계성고 출신으로 중앙대를 졸업한 뒤 한국전력공사 기획처장, 한국수력원자력 기획본부장을 지낸 TK 인사다.
정 사장과 같은 날 취임한 장재원 한국남동발전 사장 역시 TK다. 장 사장은 경북고,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전력공사 전력계통본부장직을 역임했다.
현 정부 전체를 놓고 봐도 TK를 포함한 영남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실이 국내 320개 공공기관의 기관장 및 상임감사 414명을 전수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역 편중은 심각한 수준이다.
서울 출신과 대구·경북(TK)이 각각 84명, 82명으로 많았으며 이어 부산·경남(PK)이 77명, 대전·충남이 42명, 광주·전남 32명, 전북 27명, 강원 21명 등 순이었다.
TK와 PK를 합친 영남권 출신 인사는 모두 159명으로, 전체의 3분의 1을 훌쩍 넘었다. 이는 전남·북을 합친 호남 출신 인사(59명)에 3배에 육박한다.
김 의원은 "특정 정권, 특히 특정 지역에 편중된 정부의 입맛에 맞는 인사들을 공공기관 임원으로 낙하산을 보내는 행태를 이젠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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