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공유경제의 본질은 신용경제다. 물건을 공유하려면 신용이 있어야 하며, 신용은 법률과 도덕적 기초 위에서 세울 수 있다."
중국 인터넷 플랫폼 산업 전문가인 장웨이닝(張維寧) 중국 장강경영대학원 교수가 말한 중국 공유경제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그는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공유경제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률 법규가 완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전 세계적으로 공유경제가 가장 활발히 이뤄지는 국가다. 시장조사업체 아이미디어리서치는 올해 중국 공유경제 시장 규모가 3조9500억 위안(약 666조원)으로 전년대비 76% 성장해 2018년엔 7조5130억위안으로 거의 갑절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텐센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공유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1.6%로, 2020년에 10% 이상으로 커질 전망이다. 중국 정부가 최근 GDP 통계에 공유경제 관련 산업 수치도 집어넣어 새로운 경제가치를 인정하겠다고 밝혔을 정도다.
중국 공유경제에서 가장 활황을 띠고 있는 업종을 꼽으라면 핀테크를 꼽을 수 있다. 장웨이닝 교수는 "중국에서는 노점상에서도 스마트폰으로 결제한다. 택시, 레스토랑, 호텔, 주유소 등 중국에서는 모두 스마트폰으로 예약하고 결제한다. 지갑은 없어도 되는데 스마트폰이 없으면 곤란하다”며 핀테크 활황세를 설명했다.
다만 장 교수는 중국 핀테크는 양적으로 발전했지만 아직 질적으로는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정부의 핀테크 관리감독 법규가 완비되고 과학기술·인공지능·빅데이터 등을 통해 금융 리스크를 잘 관리한다면 중국 핀테크 산업은 질적 성장도 거둘 것으로 자신했다.
그는 중국내 공유경제 활황하는 배경으로 낙후된 서비스를 꼽았다. 예를 들면 차량공유앱인 디디추싱이 폭발적으로 인기를 끈 것은 인구는 넘쳐나는데 택시는 턱 없이 부족한 중국 대중교통의 낙후된 현실에서 비롯됐다는 것.
금융업종도 마찬가지다. 몇몇 국유은행이 독점하고 있는 중국 금융시장은 금융 관리감독이 엄격해 폐쇄적인데다가 서비스 수준도 떨어졌지만 지금은 알리바바나 텐센트와 같은 인터넷기업이 금융시장에 진출해 은행을 만들 수 있게 되면서 핀테크가 발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공유경제 대해 비교적 개방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장 교수는 "혁신 개방은 중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의 원동력"이라며 "중국은 공유경제와 같은 새 비즈니스 모델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공유경제 시장의 벽은 유독 외국기업에게는 높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장 교수는 "우버와 같은 외국 인터넷기업이 중국에서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로 빠르게 변화하는 인터넷 시장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해외에 본사를 두고 있는 외국기업은 정책 결정 과정이 그만큼 느릴 수 밖에 없다는 것. 여기에 중국 시장, 중국인, 중국 가치관에 대한 이해 부족, 중국 정부와의 관계 등도 이유로 꼽았다. 우버의 경우 기술력은 오히려 디디추싱보다 높지만 운영력에서 뒤졌다는 게 장 교수의 설명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