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현지시간 11일 세르제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이 개헌안 국민투표 부결에 따른 정국 혼란과 이탈리아 은행 위기를 신속하게 수습하기 위해 파올라 젠틸로니(62) 외교장관을 새 총리로 지명했다.
젠틸로니는 짧은 연설을 통해 “큰 영광이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총리직을 수락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이탈리아 국민들이 직면한 경제적 사회적 문제 및 외교적 과제를 처리해야 할 필요성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은행위기, 강진에 따른 피해 복구, 차기 총선을 치르기 위한 선거법 개정 관리 등의 과제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집권 민주당 소속인 젠틸로니 지명자는 즉각 각 부처 장관의 임명 등 내각 구성에 착수했다.
개헌안 부결의 책임을 지고 마테로 렌치 전 이탈리아 총리가 공식 사퇴한지 나흘만에 이뤄진 이 같은 움직임은 이탈리아 3대 은행 방카 몬테 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BMPS)를 중심으로 이탈리아 은행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빠른 정국 수습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을 반영한 것이다.
ECB의 재정건전성 기준에 미달한 BMPS는 50억 유로의 자본 확충이 필요한데 이탈리아 정국 혼란 속에서 민간 투자자들이 나서지 않아 정부의 구제안을 실시해야 할 상황으로 몰렸다. 특히 지난 9일 유럽중앙은행(ECB)이 BMPS가 요청한 20일 자본확충 기간 연장을 거절함으로써 BMPS는 올해 안에 자본확충을 완료해야 한다.
은행위기 해결을 위해 젠틸로니는 능력 있는 이코노미스트로 명성이 자자한 피에로 카를로 파도안 재무장관을 재신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부 야당 의원들은 젠틸로니 총리가 렌치 총리의 최측인만큼 총리 지명에서 국민투표의 민의가 반영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오는 1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열리는 만큼 14일 안에 의회에서 신임투표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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