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성 녹음파일 분석하니…"최순실, 박근혜보다 서열 높아" 한달간 안열린 비서관 회의 열기까지

 

[사진=연합뉴스 & 아주경제]

아주경제 전기연 기자 =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의 휴대전화 녹음파일을 분석한 결과, 최순실이 박근혜 대통령보다 권력서열이 높았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13일 한겨레는 '[단독] 최순실이 이 나라 대통령이었다'라는 제목으로 최순실과 관련된 정호성 전 비서관의 녹음파일 내용을 공개했다. 

지난 2013년 11월 2일 대통령의 유럽 순방을 앞두고 최순실은 10월 29~30일쯤 정호성 전 비서관에게 전화를 걸어 기자회견을 열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정호성 전 비서관이 출국 전 기자회견을 한 전례가 없다고 하자 최순실은 국무회의나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를 열라고 주문했다. 

당시 청와대는 '국가정보원 댓글 조작' 논란으로 수석비서관 회의를 한달째 열지 않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에 정호성 전 비서관이 '힘들다'고 하자 최순실은 그를 다그쳤고, 이후 12시간이 지난 31일 오전 실제로 수석비서관 회의가 열렸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댓글 조작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여러 의혹을 확실히 밝히고,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며 여론 잠재우기에 나섰고, 이후 정호성 전 비서관은 최순실에게 '고맙다'는 문자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보다 최순실의 권력서열이 높으며, 민간인에 불과한 최순실이 국정에 깊게 개입돼있음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