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완 기자 =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2일(현지시간) 10년 재임을 마치는 '고별 연설'을 했다.
그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사무총장의 이.취임식을 위한 유엔총회에서 "사무총장으로 일한 것은 내 평생의 영광이었다"라며 "나는 떠날 준비를 하고 있지만, 내 마음은 어렸을 때부터 그랬던 것처럼 이곳 유엔과 함께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신의 공적으로 꼽히는 파리기후 협정과 유엔의 미래 개발 청사진인 '2030 지속가능 개발목표(SDGs)'에 대해서는 "모든 사람에게 더 안전하고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계를 향한 길을 열었다"고 자평했다.
이날 고별 연설로 반 사무총장은 지난 10년간 유엔 수장으로서의 역할을 사실상 마무리하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신임 유엔 사무총장에게 자리를 넘겨주었다.
구테흐스 신임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취임 연설을 통해 "유엔은 다원주의의 초석으로서 지난 수십년간 평화를 위해 기여했으나 이제 도전과제는 우리의 대처 능력을 뛰어넘는 수준이 됐다"며 "유엔은 반드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엔이 “약점을 인식하고 업무 처리 방식을 개혁해야 한다”며 단순하고 유연하며 분권화된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는 고강도 개혁을 예고했다.
AFP는 반 총장의 경우 유엔 내 거추장스러운 관료주의를 유지하면서 글로벌 위기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해 비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테흐스는 가장 심각한 유엔의 문제로 위기 예방에 실패했다는 사실을 꼽았다. 특히 6년째 이어지며 약 30만 명의 사망자와 수백만 난민이 발생한 시리아 내전은 유엔이 해결해야 한 가장 큰 과제로 꼽힌다.
구테흐스는 행사 후 기자들을 만나 “이것은 모두가 패자인 전쟁이다. 전 세계 모두에게 위협이다. 어서 이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분쟁 해결을 위해 직접 나서겠다고 약속해 반 총장보다 훨씬 더 적극적인 노력을 펼칠 것임을 시사했다.
유엔 외교관들은 구테흐스 총장에 대해 노련한 정치인으로서 시리아 내전을 둘러싼 유엔 내 갈등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그 밖에도 구테흐스는 전 세계 시민들이 정부와 글로벌 기관에 대한 신뢰를 잃고 있다고 지적하며 지도자와 국민들 간 “관계를 회복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진심을 다해” 총장직에 임하고 새롭게 출범한 미국 정부에 “우리가 함께 직면한 수많은 도전과제에 있어서 공조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그는 유엔 내 양성평등을 강조하며 고위직에 여성 인사를 늘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내년 1월 1일부터 정식으로 5년 임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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