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성과연봉제 무리하게 강행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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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2-1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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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시중은행들이 노조와 합의 없이 일제히 성과연봉제 도입을 결정했다. 은행 수익이 갈수록 쪼그라드는 상황에서 인력구조 및 임금체계를 개편하지 않고는 수익성을 개선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은행은 전일 이사회를 열고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기로 의결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국정 혼란이 이어지면서 현 정부의 핵심 과제였던 성과연봉제가 동력을 잃었다는 시각이 많았지만, 은행권이 급하게 밀어붙이는 모양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성과연봉제 관련 노사 합의가 어려워지자 수차례에 걸친 은행장 간담회 등을 통해 성과연봉제 도입이 신속하게 추진돼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면서 "지난 12일 열린 간담회에서 은행별 이사회를 개최해 성과주의 원칙과 방향을 정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이 이처럼 단체행동에 나선 금융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성과연봉제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은행의 경우 현재 인력구조가 중간 책임자 이상의 직급이 많은 역피라미드나 항아리형 인력구조로 인해 생산성이 낮은 상황이다. 실제로 순이익을 직원수로 나눈 생산성을 보면 1인당 순이익이 1억원이 넘는 곳은 신한은행이 유일하다. KB국민·우리·KEB하나은행 등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연차가 쌓이면 임금이 저절로 느는 호봉제를 적용하고 있어 비용은 늘어발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가운데 은행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3분기 현재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역대 최저인 1.54%까지 추락했다. 더욱이 향후 국내 경제성장률이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내년 전망이 어두운 상황이다.

이에 대해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최근 글로벌 금융 환경 변화 등을 감안하면 금융권의 성과중심 문화 확산을 더 이상 지체하기가 어렵다"며 "미국의 새로운 행정부 등장으로 금융 규제 완화가 본격화되면 글로벌 경쟁이 격화돼 경쟁력이 낮은 국내 금융사들이 도태될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노조 측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다 법적인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실제 도입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 9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오늘 이사회 의결을 무조건 강행하라는 지시가 떨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만일 강행한다면 관련 책임자는 박근혜 정권의 부역자로 규정하고 응징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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