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등으로 미국과 중국의 대립각이 커지고 국제사회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가운데 중국이 군사강국으로의 도약에 속도를 올릴 전망이다. 중국 관영언론도 최근 정세와 '중국위협론'을 두고 "중국의 국방비와 핵능력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국 군사전문매체 IHS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Jane's Defence Weekly)가 지난 12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25년 중국의 국방예산이 아시아·태평양 전 지역 국방비 총합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고 관찰자망(觀察者網)이 14일 보도했다.
보고서는 오는 2020년 중국의 국방예산이 2010년 1230억 달러의 두 배 수준인 233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0년이 되기도 전에 영국의 국방비의 4배를 기록하고 서유럽 전체 예산 총합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10여년 뒤인 2025년에는 중국의 군비지출이 아태지역 총합도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IHS 제인스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국방비는 전년 대비 6.0% 증가한 1918억 달러로 미국(6220억 달러) 다음의 2위를 기록했다. 영국이 538억 달러로 3위, 인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각각 약 507억달러, 487억 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실제로 중국은 계속해서 국방예산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 중국 관영언론도 IHS 제인스 발표에 대해 "세계 2대 경제체, 미국을 바짝 쫓고 있는 중국의 국방비와 핵능력은 여전히 부족하다"며 "중국의 국방예산 확대는 당연하고 필요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4일 '중국 국방비, 전략적 핵심능력 여전히 모자라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게재하고 "미국의 경제·무역, 군사 측면에서의 압박이 커지고 대외적 불확실성이 늘어났지만 중국의 군사력은 여전히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환구시보는 "중국은 서구 언론이 국방비 관련 수치를 과장 보도하고 '중국위협론'을 조장하는 것에 불만을 갖고 있다"면서 "사실 중국의 국방예산이나 국방력은 미국이 위협으로 느낄 수준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무역에서 중국의 '살코기'를 떼어먹으려 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건드리는 오만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것도 미국이 군사력에서 중국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경제적 실력에 걸맞는 군사력, 특히 핵능력을 갖추는 것이 향후 중국에게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공격이 아닌 '적극적인 방어'가 목적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환구시보는 "중국은 세계의 패권을 장악하거나 지구의 절반을 두고 미국과 힘겨루기를 할 생각이 없다"면서 "다만 미국의 중국에 대한 핵위협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동등한 실력을 갖추고자 함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중국의 사회안정과 경제발전의 기초를 다질 뿐 아니라 세계 평화 실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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