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펑유' 박근혜 대통령에게 등 돌린 중국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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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2-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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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대통령 중국어 연설에 환호했던 중국인…사드 배치로 180도 반전

  • 최순실 스캔들 터지며 조롱거리로 전락

'라오펑유'로 환호를 받았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중국인의 태도는 싸늘해졌다. [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

"최순실 스캔들에 휘말린 박근혜의 처지를 동정하느냐?"
"박근혜가 감옥에 가는 불행을 맞닥뜨릴까?"
"박근혜의 앞으로의 미래에 관심이 있는가?"

중국 관영 환구시보가 최근 누리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극적인 내용의 설문조사다. 반응은 싸늘했다. 누리꾼의 90% 안팎이 박근혜의 처지를 동정하지 않는다, 박근혜가 감옥에 갈 것이다, 박근혜의 앞으로의 운명에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

4년 전인 2012년 12월 박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 중국인들이 펑유란의 ‘중국철학사’를 읽은, 삼국지 조자룡이 첫사랑이라는 한국 첫 여성대통령에 보여줬던 환호는 온데간데 사라졌다. 한때 중국에서 '라오펑유(老朋友 오랜 친구)'로 칭송 받았던 박근혜 대통령은 한반도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인기가 수그러들더니 '최순실 스캔들'이 터진 이후엔 완전히 중국인들의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박 대통령이 2013년 6월 역대 대통령의 전례를 깨고 일본보다 먼저 중국을 방문했을 때, 시진핑 주석의 모교인 칭화대에서 능숙한 중국어로 연설했을 때, 시 주석의 정치적 고향인 시안을 찾아 중국 문화에 대한 깊은 관심과 이해를 보여줬을 때 중국인의 박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는 수직 상승했다. 환구시보가 당시 '박 대통령의 중국어 연설로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상승했는가'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1만8846명의 응답자 중 87%가 ‘그렇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 해 9월 중국 열병식 행사 때 미·일의 반대를 무릅쓰고 베이징을 찾아 톈안문 성루에 올랐을 때 중국인들은 한국에 고마워하며 박 대통령을 향해 찬사를 쏟아냈다. 박 대통령의 중문판 자서전은 지난 해 중국 전체 도서 판매량 10위안에 들며 베스트셀러 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올 들어 한·미 양국이 한반도 사드 배치를 결정하면서 상황은 180도 변했다. 중국인들은 박 대통령이 ‘등 뒤에 칼을 꽂았다’고 맹비난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순실 스캔들까지 터지자 이제 중국인들은 ‘내 친구는 대통령’이라는 한 편의 한류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고 비아냥거린다. 베이징 한식당에 걸렸던 박근혜 사진은 사라졌고 탄핵 사태 이후 청와대는 유커들의 필수 관광코스로 자리잡았다. 환구시보는 "박 대통령이 사드의 빚을 탄핵으로 갚게 됐다. 이제 사드가 '탄핵'될 차례"라며 사드 배치가 북핵 실험 이후 박 대통령이 중국에게 히스테리컬하게 분풀이를 한 결과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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