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14일 "최근 3적(賊), 8적, 10적 하는데 오늘부로 이런 말은 거둬주시고 저 이정현을 주적으로 삼아달라"고 말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는 "저는 여러분의 생각보다 훨씬 더 친박이었고 오늘 이 사태를 만든 절반의 책임은 저에게 있다"면서 이 같이 강조했다.
그는 "제가 어떤 비난도 돌팔매도 다 맞겠다"면서 "전라도놈이 3선 국회의원을 했고, 두번 청와대 수석을 했고, 당 대표도 했으니 이제 원도 한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지키고 싶은 보수의 가치를 지키는 길이라고 한다면 모든 비난을 받을 각오가 돼 있으니 그렇게 해주시고 우리는 이제 뭉치자"라며 "제발 당을 나간다는 소리를 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탈당을 거론하는 비주류 의원들을 향한 호소로 풀이된다.
그는 "여러분들의 당이 아니지 않나. 이 땅의 보수세력들이 가꿔오고 목숨 걸고 지켜온 당인데 우리가 당을 깨고 없애버린다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제는 서로를 보수의 자산, 당의 자산으로 생각하고 아껴서 당을 깬다는 말을 하지 말고 지혜를 모아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이어 이 대표는 "제가 과욕이었던 것 같다, 감당할 수 없는 당 대표를 나서서 맡아서 당 동료들과 국민들께 심려를 끼친 제가 죄인이자 주적"이라며 "(죄인은) 저 하나로 해주시고 보수와 당을 살려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그는 지난 8월 대표직 당선 이후 지금까지를 회고하며 "어마어마하게 긴 세월 같았는데 4개월이었었다"면서 "당 대표가 된 것은 딱 두 달이었고 나머지 두 달은 형언할 수 없는 지옥같은 생활로 보냈다"고 토로했다.
그는 "저는 33년동안 보수정당인 새누리당에 몸을 담고 매번 최선을 다해왔다"면서 "앞으로 유승민, 김무성 대통령이 되어도 유승민 사람, 김무성 사람이 되는 게 보수를 사랑하는, 저 같은 촌놈이 살아가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대표는 오는 21일 사퇴하기로 공언한 상태다. 그는 "단 한 마리의 거위가 나는 걸 보여줘서 많은 거위들이 꿈을 갖고 벽을 깨고 나오길 바라는 심정으로 2년 동안 멋지게 한 번 해보려 했었는데 저는 거위의 꿈을 접게 됐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