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강퉁 특수 실종에 증권사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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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2-14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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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큰 기대를 모았던 선강퉁(중국 선전·홍콩 증시 교차거래)이 흥행에 실패하는 바람에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섰던 증권사가 울상이다.
 
14일 금융투자협회 집계를 보면 중국이 선강퉁을 실시한 5일부터 13일까지 국내 증권사 14곳을 통해 거래된 액수는 337억원이다.
 
거래대금은 갈수록 줄고 있다. 5일만 해도 거래대금은 105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6일에는 80억원으로 줄었고, 7일은 50억원에 그쳤다. 8일(30억원)과 9일(23억원), 12일(27억원), 13일(21억원) 역시 감소세가 이어졌다. 첫날에 비해 13일 거래대금은 6분의 1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펀드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82개 중국 본토 펀드는 13일 기준 설정액이 3조5659억원으로, 전날 대비 27억원이 감소했고, 1개월 동안 493억원이 빠져나갔다. 6개월 사이에는 약 1000억원이 이탈했다.
 
2년 전 후강퉁(상하이·홍콩 증시 교차거래)이 시행될 때와 다른 모습이다. 선강퉁 거래 첫날 외국인 투자자가 사들인 선전 증시 주식 규모는 27억 위안으로 하루 총 쿼터인 130억 위안 대비 21%에 그쳤다.

2014년 말 후강퉁이 시행된 첫날에는 한도가 모두 소진됐었다. 당시 상하이 A주 하루 순매수 한도인 130억 위안을 조기 소진해 매매 종료시간보다 1시간 일찍 거래를 마쳤다.
 
선강퉁 첫날 심천 증시는 오히려 1.5% 넘게 하락했다. 최근 일주일 만에 6% 넘게 떨어졌다. 탄력을 받을 것이라 기대된 상하이종합지수도 5일부터 13일까지 2.7% 하락했다.
 
시장 반응이 미지근한 이유는 중국 증시가 지지부진한데다 후강퉁 시행 때 중국 증시가 과열됐다가 급락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가격이 비싼 점도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선전 증시 주가수익비율(PER)은 상하이종합지수(15배)보다 높은 31배다.

이용철 유안타증권 글로벌비즈팀장은 "후강퉁 시행 초기에는 금리 인하, 인프라 투자 확대로 투자심리를 달궜으나, 현재는 체질개선 작업, 부동산 규제를 하고 있어 차분히 진행될 수밖에 없다"며 "내년 상반기 이후에야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도 홍보에 들인 돈을 못 건지고 있다.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선강퉁 거래 고객을 대상으로 여행상품권을 주고, 현대증권도 퀴즈 응모 이벤트로 중국 주식을 지급했다. 키움증권이 수천만원대 상금을 걸고 중국주식 실전투자대회를 열었고, 교보증권은 선강퉁 첫 거래시 모바일 상품권을 줬다.
 
다만 내년 이후 중국 증시 전망은 긍정적이다. 실적 안정과 국유기업 개혁, 하반기 물가하락으로 우호적인 수급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다만 1분기까지는 통화 긴축과 금융 규제, 위안화 평가절하 같은 불확실성이 작용할 수 있어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 상승은 고평가돼 있는 선전 시장 변동성을 더욱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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