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만남' 사기 친 20대, 피해자에 도로 잡혀 집단폭행 당해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조건만남'을 주선하겠다고 속여 알선비를 가로 챈 20대 남성이 피해자에게 보복 폭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충북 충주 경찰서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10시께 김모(25·무직) 씨는 스마트폰 채팅 애플리케이션 '앙톡'으로 '조건만남을 원한다'는 내용의 대화방을 만들었다.

충남 천안에 살던 김씨는 친구(25)와 충북 충주시로 자신의 K3승용차를 타고 이동했다. 그리고 대화방에 들어온 한 남성을 충주시의 한 주택가에서 만나 조건만남의 대가로 13만원을 받아챙겼다. 이 남성은 성매매 대상을 만나기 위해 김 씨가 알려준 충주의 한 원룸으로 갔지만 문은 잠겨있었다.

덜미가 잡힌 것은 김씨가 같은 앱으로 또 다시 '조건만남' 대화방을 만들면서부터다. 김씨는 14일 오전 0시께 대화방에 들어온 남성을 만나기 위해 충주시 연수동 주택가의 약속장소로 나갔다. 그 자리에서 1시간 전 자신으로부터 사기를 당한 피해자를 포함해 야구방망이를 든 남성 3명과 맞닥뜨렸다.

김씨 일행은 돈이 없다고 버티다 이들에게 이끌려 교외로 끌려갔고, 그곳에서 둔기를 든 또 다른 남성 4명 등 7명으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했다.

김씨는 자신의 돈 12만원을 더해 현금 25만원을 돌려줬지만, 폭행은 계속됐고 가까스로 탈출한 김씨 친구가 112에 신고하면서 상황은 멈췄다.

남성 7명은 모하비 SUV를 타고 달아났으며, 충주경찰서는 인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이들을 쫓고 있는 상태다. 김씨에 대한 사기혐의 적용은 달아난 남성들을 검거해 사건 경위를 파악한 데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