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일본 의회가 경제 활성화의 일환으로 카지노 합법화 법안을 가결했다.
아사히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카지노를 포함한 통합 리조트(IR) 정비추진 법안은 15일 새벽 중의원 본회의에서 여당 자민당과 야당 유신회의 주도로 가결됐다.
이 법은 카지노, 국제 회의장, 숙박 시설 등 IR 정비를 추진하기 위한 기본법으로서 일본 정부는 1년 이내 IR 선정 절차와 도박 중독 대책 등을 담은 세부 시행법안을 만들어야 한다. 따라서 합법적인 카지노 시설이 2020년 도쿄 올림픽에 맞춰 문을 열 가능성은 낮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카지노 합법화를 통한 경제 활성화를 노리고 있다. 카지노 및 호텔 수입과 함께 럭셔리 쇼핑 및 엔터테인먼트 복합 시설을 추진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이미 마카오의 카지노 매출이 라스베이거스를 뛰어넘는 등 카지노 산업의 중심은 아시아로 옮겨왔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윈리조트, MGM리조트, 라스베이거스샌즈그룹 등 국제적인 카지노 업체들이 중국인을 중심으로 한 일본의 관광 호황에 맞춰 일본에 수십억 달러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CLSA 애널리스트들은 “잠재 시장 규모를 볼 때 일본은 세계적인 카지노 운영업체들에게 성배와 같은 곳”이라며 "다만 실질적으로 IR의 개장은 2023년이 되어서야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카지노 합법화에 대한 반응이 여전히 냉담하다. 최근 NHK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44%가 카지노 합법화에 반대한다고 밝혔고 찬성한다는 쪽은 12%에 그쳤다. 나머지는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미 일본에서는 정부가 운영하는 경마, 경륜, 파친코와 같은 도박이 허용되고 있으며 도박중독자 치료 단체들은 이미 일본이 다른 나라에 비해 도박 중독자 비율이 높은데 카지노까지 합법화될 경우 잠재적 사회적 비용이 더 많이 들 것이라고 경고한다.
지방자치단체들의 반응도 엇갈린다. 요코하마와 오사카는 첫 IR을 유치하기 위해 선전에 나섰지만 고이케 유리코 도쿄 도지사는 수도에 카지노 시설이 들어서는 것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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