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폐전선에 생명력을 넣다’ 갑을메탈 충북 음성공장 가보니

갑을메탈 충북 음성 공장.[사진=윤정훈 기자]

아주경제 윤정훈(충북 음성) 기자 =“해외에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지난 7일 충북 음성의 갑을메탈 공장. 직원들은 고단함도 잊은 채 밝은 표정이다. 모두들 일이 즐겁다고 한다. 회사가 2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 올들어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1987년 건립된 음성공장의 전체 부지 면적은 약 1만평(3만5264㎡)으로 원자재 창고, 신선공장, JCR(재생동 가공)공장동, SCR공장동, 사무동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62명의 정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중 JCR 공장은 국내 최대인 연 6만5000t의 구리선을 생산할 수 있다. 지난해는 4만7800t을 생산했고, 올해는 5만t 이상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곳에서 생산된 JCR은 코스모링크, 대원전선, 대신전선 등에 납품된다.

갑을메탈은 월 1만2000t이 공급되는 JCR 시장에서 50%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3분기까지 약 24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홀딩로에서 나온 케스트바가 주조 과정을 거치고 있다.[사진=갑을메탈]

JCR은 폐전선을 재가공해 동롯드(구리선)를 순도 99.9%의 전선으로 만드는 작업을 말한다. 폐전선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이다.  JCR 공장에서 생산되는 황갈빛 8㎜ 두께의 구리선은 마치 밀가루 반죽에서 뽑아내는 국수 가닥처럼 쏟아졌다.

갑을메탈 관계자는 "공장의 초당 생산량은 길이 5.8m, 무게 2.6kg이다"며 "코일러 한 롤이 만들어지는 공정은 총 27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구리가 녹는 온도는 섭씨 1084도에 이른다. 또 이를 녹이는 폐전선과 동스크랩이 들어가는 반사로의 온도는 1200도에 근접한다. 때문에 현재 생산공정 중에서는 원료를 투입하는 공정만 휠로더를 이용해 직원들이 직접하고 있는데, 이 공정 역시 자동화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JCR 공장 내 주조실에서 직원이 모니터링 업무를 보고 있다.[사진=갑을메탈]

나머지 직원들은 생산 과정에 차질이 없도록 주조실에서 주조 온도, 압연 온도, 원료가 투입되는 양 등을 모니터링하거나 생산된 구리의 품질을 검사, 포장, 운반하는 일을 맡고 있다.

곽경태 메탈사업부 공장장(전무)은 “동종업체인 JS전선, 풍한 등이 회사 문제로 공장 가동이 중단된 상황이고 청우테크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태우금속만 원활하게 생산하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더 많은 생산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메탈 사업 부문의 국내 성장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해외에 진출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