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식품·프랜차이즈업계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울상이다. 가금류 살처분으로 '계란 파동' 조짐이 보이는가 하면, 계란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제빵·제과업계에도 수급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이마트는 지난 8일 계란 판매가를 평균 5% 올린 데 이어 14일부터 평균 4.8% 추가 인상했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5% 수준으로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다.
이번 AI 사태가 장기화되면 제빵업계에도 타격이 갈 수밖에 없다.
현재까지 산란계(알 낳는 닭)는 전체 사육 마릿수의 9.8%에 해당하는 754만3000마리가 살처분됐다. 이에 따라 계란 수급 불안정은 더욱 심화될 예정이며 가격 상승도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계란은 마땅한 대체제가 없으며, 신선도가 중요한 만큼 수입도 불가능하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등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아직은 충분한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공급은 원활한 상태"라는 입장이지만, 수급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상황을 걱정하고 있다.
그동안 거래해온 양계농가가 조류인플루엔자 의심 지역에 포함돼 있을 경우 일시적으로 공급을 중단시켜야 한다. 여기에 케이크 판매가 1년 중 가장 많은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있어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역시 아직 가시적인 피해는 없지만, AI가 장기화될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
현재까지 AI 피해로 살도축된 닭 대부분은 고기로 먹는 육계가 아닌 달걀을 생산하는 산란계인 데다가 AI 발생과 닭고기 소비의 연관성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이어진다면 앞으로 발생할 부정적 상황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2010~2011년 AI 발생 당시 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 매출이 평균 15%가량 줄었을 정도로 업계에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나아가 내년 초까지 AI가 이어진다면 닭고기나 닭고기를 원재료로 조리하는 치킨, 햄버거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계란이나 닭고기 등 원재료 값이 올라가면 대기업에서는 이를 감내하면 되지만, 수급 차질이 빚어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아직까지는 대기업보다 영세 업체들의 타격이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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