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청문회] ‘정윤회 문건’에 최순실 존재 있었다.

[사진=영상캡쳐]

아주경제 주진 기자 = 2014년 11월 현 정권 비선실세 논란을 일으킨 이른바 ‘정윤회 문건’을 세계일보가 보도한 당시 이미 문건 속에는 또다른 비선실세 최순실의 존재가 있었다.

이 때문에 당시 검찰이 ‘정윤회 문건’ 관련 수사를 하면서 비선실세인 최씨의 국정 개입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정황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당시 문건에는 ‘이 나라 권력서열 1위는 최순실’이라고 적혀 있다. 문건 첫 장에는 정윤회를 ‘고 최태민 목사 최순실의 부(남편)’로 밝히고 있다.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4차 청문회에서 이른바 ‘정윤회 문건’에 대해 신뢰도 90% 이상을 확신했다.

세계일보는 2014년 11월28일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로 의심 받아온 정윤회가 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과 정기적으로 만나 청와대 내부 동향을 파악하고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교체설’을 퍼뜨리는 등 국정에 개입했다”는 내용을 담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실 감찰 보고서를 입수해 단독 보도했다.

문건을 작성한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의 행정관이었던 박관천 경정은 이를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보고했고, 이 문건을 김기춘 비서실장에게 보고됐다. 이 문건은 박 대통령의 친동생인 박지만 회장 등 청와대 외부로 흘러나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서울경찰청 정보1부실 최모 경위가 문건 유출 혐의로 조사가 진행되던 도중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발생했다.

조 전 사장은 “모든 문건은 박근혜 대통령과 비서실장에게 보고된다는 점에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최순실씨를 모를 리가 없다”면서 “(김 전 실장의 증언은) 100% 위증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김영한 전 민정수석이 남긴 비망록에 세계일보 사장 교체 등 김기춘 전 실장의 지시사항이 적혀 있는 것과 관련 “그렇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전 사장은 정윤회 문건 보도 이후 사장 자리에서 강제적으로 물러났다.

김 전 실장은 현재 ‘정윤회 문건’ 유출 검찰 수사를 무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검찰은 “대통령 기록물 반출로 국가적 혼란의 단초를 제공했다”며 조 전 비서관과 박 경정을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이후 박 전 경정은 항소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석방됐고, 조 전 비서관은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조 전 사장은 “모 취재원으로부터 2014년 1월 관련 보도 이후 2월에 박 대통령이 ‘두 사람(정윤회ㆍ최순실)이 물러나는 게 좋겠다’고 권유했다는 말을 들었고, 둘은 실제 3월 이혼했다”고도 했다.

정유섭 새누리당 의원이 "“비선실세가 둘인데 이혼해서 한사람이 나가니까 최순실이 슈퍼파워가 된 셈이냐”는 질의에 그는 “그런 셈이다”라고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