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신라시대 젊은이들은 어떻게 사랑하고 어떻게 성장했을까. 서라벌(신라의 수도) 화랑들의 뜨거웠던 청춘을 다룬 드라마 ‘화랑(花郞)’이 안방극장을 찾는다. 100% 사전제작 드라마로 올해 기분 좋은 시작을 알린 KBS ‘태양의 후예’와, 청춘 퓨전사극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구르미 그린 달빛’의 강점만 모은 ‘화랑’은 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 호텔 셀레나홀에서는 KBS 새 월화드라마 ‘화랑(花郞)’(극본 박은영 / 연출 윤성식 김영조 / 제작 화랑문화산업전문회사, 오보이프로젝트)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윤성식 감독을 비롯해 배우 박서준, 고아라, 박형식, 최민호, 도지한, 조윤우, 김태형 등이 참석했다.
제작발표회에 시작에 앞서 홍기섭 KBS 미래사업본부장은 “‘화랑’의 성공을 가장 바라는 사람이다. 기대해도 좋을 드라마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사람들이 ‘화랑’을 즐길 수 있도록 총력 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랑’은 드라마 사상 최초로 신라시대 화랑을 본격적으로 그리는 작품으로 1500년 전 신라의 수도 서라벌을 누비던 꽃같은 사내 화랑들의 뜨거운 열정과 사랑, 눈부신 성장을 그리는 본격 청춘 사극이다.
연출을 맡은 윤성식 감독은 ‘화랑’에 대해 “진흥왕 시절에 화랑이 창설 됐는데, 역사적 사실을 모티브로 해서 극적인 상상력과 트렌디함을 가미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화랑’의 캐스팅에 대해서도 윤 감독은 “아무래도 꽃미남의 이미지가 필요했다. 그러면서도 현대적인 아름다움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캐릭터마다 개성 있는 비하인드가 많았기 때문에 차별화에 신경 썼다”고 말했다.
이어 “케미도 고려했지만, 무엇보다 가장 고려대상은 얼굴이었다. 외모가 너무 중요했고 연기력도 필요한 작품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도 신경썼다”며 “배우들이 그 부분을 잘 소화해줘서 만족스러웠다. 촬영하는 내내 행복했던 기억이 많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화랑’은 올해 KBS에서만 벌써 세 번째 100% 사전제작 드라마다. ‘태양의 후예’가 30%가 훌쩍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는는가 하면, ‘함부로 애틋하게’는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받아들어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이에 기대감과 더불어 부담감도 있을 터.
윤 감독은 “저 역시 사전제작은 처음이다. 장점은 드라마적인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배우들 입장에서도 캐릭터에 대한 고민을 상대적으로 충분히 할 수 있어서 완성도를 높이는 점은 좋다고 볼 수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시청자들의 즉각적인 반응, 피드백을 드라마에 반영할 수 없다는 점은 단점이다. 그래서 어쩌면 모험이 될 수 있지만 이 작품을 제작하기 직전에 ‘태양의 후예’가 제작 완료가 된 상황이었고, 그쪽 제작 담당자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어려운 점과 조심해야 할 점들을 들은 바 있다”며 “그래서 단점들을 최소화 하려고 노력했다. 후반작업에서 만전을 기했고, 피드백과 주변 사람들의 리액션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사실 ‘화랑’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러 가지다. 100% 사전제작에 퓨전 사극이라는 점에서는 SBS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와 닮아있다는 것과, 같은 KBS2 ‘구르미 그린 달빛’과 비슷한 내용으로 흐를 것이라는 점이다. 윤성식 감독은 이 부분에 대해서 “아마 ‘보보경심 려’와 비슷해 보이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면서도 “드라마 톤이나 전체적인 부분은 완전히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구르미 그린 달빛’처럼 사랑 이야기에 중점을 두는 건 아니다. 유쾌하고 밝고 가벼운 이야기다”라며 “드라마를 보시면서 미소를 머금을 ‘폭소 유발 드라마’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더불어 같은 시간대 경쟁하게 될 SBS ‘낭만닥터 김사부’와의 경쟁력 질문에는 “타사의 드라마도 완성도가 높고 인기가 많은 걸 알고 있지만, 코믹하고 유쾌한 요소들이 우리 작품에도 있기 때문에 나름대로 경쟁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화랑’은 청춘 퓨전 사극이다. 그렇다보니 캐스팅 과정에서도 최민호(샤이니), 김태형(방탄소년단 / 뷔)처럼 아이돌 캐스팅이 빠질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우려의 시선도 있었던 건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윤 감독은 “퓨전 사극에 청춘 사극이라 현대적인 느낌을 지향했다. 그래서 아이돌 출신들이 많지만 이 친구들이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충분히 검토하고 캐스팅 한 것이다”라며 “사전 제작이라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다. 함께 MT가서 대본 연습도 하고 캐릭터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도 했다. 앞서 몇 작품 사극을 해봤지만 아무리 퓨전이라도 지켜야 할 부분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배우들에게 조심 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적으로는 전혀 흠집 나지 않는 연기를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다만 화랑을 다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진중함을 갖고 있다”며 “약 30% 정도는 얼굴 없는 왕 삼맥종이 화랑을 통해 진정한 왕으로 거듭나는 이야기인데, 그 이야기에 묵직하고 진지한 주제들을 다 담고 있는데 그런 부분을 잘 표현해냈다고 생각한다. 적절하게 잘 이뤄진 것 같다”고 캐스팅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화랑’으로 처음 연기에 도전하는 방탄소년단 김태형(뷔)에 대한 깊은 애정을 전하기도 했다.
윤 감독은 “김태형이 연기할 한성은 순수한 캐릭터다. 분량이 많진 않지만 독특하고 매력있어야 했다. 가장 마지막으로 김태형을 캐스팅했는데 보시는 것처럼 굉장히 해맑은 친구다”라며 “처음 미팅할 때부터 한 눈에 반했다. 너무 까불까불 귀엽다. 연기 경험이 없어서 걱정을 한 것도 사실이지만, 리딩을 해봤는데 충분히 훈련을 통해서 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칭찬했다.
이에 김태형은 “첫 연기라 부담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촬영할 때나 연습하고 난 후 배우분들이 대본도 많이 봐주시고 도와주셨다. 그래서 걱정이 많이 없어졌다”고 전했다. 김태형은 해사한 미소와 소년의 청명함을 지닌 화랑들 중 가장 어린 화랑으로, 쓰러져가는 석씨 가문을 일으킬 마지막 희망인 막내 화랑 한성을 연기했다.
배우 박서준 역시 김태형을 향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더불어 잘 따라와줘서 고맙다면 마음을 드러내기도 해, 김태형의 첫 연기 도전에 대한 우려를 씻겼다.
김태형이 첫 연기 도전이라면 박서준, 박형식, 최민호는 ‘화랑’을 통해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한다.
박서준은 “그동안 사극에 출연할 기회가 없었던 것도 있었고, 이번에 ‘화랑’은 20대의 마지막을 청춘물로 멋지게 장식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었다”며 “사극이라 걱정을 많이 했지만 현대극만 계속 하다가 사극을 하게 되니 시대적 배경도 너무 다르고 준비 기간이 길었다. 그래도 좋은 친구들을 만나 즐겁게 촬영할 수 있어 제게 20대의 마지막은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만족했다.
앞서 ‘상류사회’ 등으로 ‘연기돌’로 자리매김한 박형식 역시 이번 ‘화랑’은 사극이라는 첫 도전을 했다. 박형식은 “감독님께 많이 여쭤보고 조언도 구했다. 또 (박)서준 형에게도 많이 물어봤는데 응원해주고 힘을 많이 주셔서 부담됐지만 또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사극의 시대적인 톤과 지금껏 해오지 않았던 것에 대한 부담은 있지만 충분히 자신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더불어 최민호도 “사극이 처음이라 제가 한복을 입은 모습 등이 궁금했다. 무엇보다 사극이라 끌린 것도 있지만 또래 배우분들과 호흡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며 “촬영장에서도 많이 배웠고 재밌었다. 올 한해 뜨거운 여름을 더욱 뜨겁게 보낸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또 서라벌 일당백이자 야설 의원으로 진골 아버지와 천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반쪽 귀족 아로를 연기하는 고아라는 화랑들 사이에서 홍일점이다. 그는 “청춘을 담는 드라마에서 많은 에너지를 받고 배우며 촬영했다”며 “드라마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화랑 분들이 정말 매력적이다. 드라마 보시면서 시청자분들께서 이상형을 골라 보시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고 ‘화랑’의 관전 포인트도 살짝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박서준은 “이날만큼은 정말 기다렸다. 며칠 뒷면 방송한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면서 힘들고 즐거웠던 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더라. 사전제작이라서 방송 보면서 회고할 수 있는 시간이 있을 것 같은데, 우리 모두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우리의 기운들이 시청자 분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린다”고 당부를 잊지 않았다.
이어 “요즘 시끄러운 시국인데 이 드라마를 통해 잠시나마 웃을 수 있는 시간, 감동받을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19일 오후 10시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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