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요즘 항공업계에는 극성수기와 성수기만 있습니다.”
최근 만난 저비용항공사(LCC) 관계자는 항공업계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항공업계는 통상 여름휴가 등이 몰려있는 3분기(7~9월)를 전통적 성수기로 꼽는다. 이 시기만 장사를 잘해도 한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견인할 정도다.
그러나 요즘에는 특별하게 비수기로 꼽히는 기간이 없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1년 내내 성수기 이상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얘기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조선, 철강, 해운 등 국내 주요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유독 항공 산업만은 침체를 빗겨간 모습이다.
이런 항공산업 호황에는 저유가와 저비용항공사가 한몫했다. 올해 내내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0원으로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가볍게 했다. 전체 국제선 항공여객 운송에서 저비용항공사가 차지하는 비중(10월 기준)은 2014년 10.6%에서 지난해 15.2%, 올해 21.0%으로 껑충 뛰었다.
항공여객도 매년 급증하고 있다. 올들어 10월까지 누적 항공여객은 약 8297만명으로 전년대비 17.4% 성장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항공여객 1억명 돌파가 확실시 된다. 국내 항공 산업이 태동한 지 69년 만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금이 ‘항공여객 1억명 시대’ 이후를 준비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국토교통부를 비롯해 항공업계를 중심으로 항공안전, 정비, 보안, 편의시설, 관광 인프라 조성 등 전반적인 시스템에 대해 재점검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최근 이륙을 앞둔 여객기에서 부기장끼리 몸싸움을 벌여 경찰까지 출동한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했다. 이같은 비정상운항도 승객의 안전과 직결된다. 항공종사자간 갈등관리를 포함한 항공안전 수칙이 서둘러 마련돼야 한다.
또 국책사업인 항공정비(MRO)단지 조성 사업도 속도를 내야 하고 고유가 시대를 대비해 노선과 수익성 다각화도 필요하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는 말이 있다. 국내 항공 산업에 저유가, 항공여객 증가 등 좋은 기회가 찾아온 지금이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해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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