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스캔들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미국 연방수사국(CIA)과 연방수사국(FBI) 등 정보 당국이 지난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한 것으로 결론을 내리면서, 민주당의 진상규명 공세가 더욱 거세지고 있는 모양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도나 브라질 위원장은 18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사이버) 공격의 주요 희생자 중 한 당사자로서 의회가 이 사건에 대해 청문회 등을 통해 당파를 넘어서서 완전하고 독립적이며 초당파적인 조사를 할 것을 요구한다"는 내용의 서신을 의회에 발송했다고 의회 전문 매체 더 힐이 이날 보도했다.
브라질 위원장은 러시아의 해킹을 미국에 대한 '외세의 공격'이라고 강조하면서, 향후 공격을 막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실패나 실수가 있었을 때는 언제나 당파를 넘어서 진실을 찾기 위해 함께 노력해 왔다"면서 "이러한 과정을 통해 (미국은) 더욱 강한 나라가 됐다"고 말하면서 의회의 조속한 조사 착수를 촉구했다.
앞서 16일 워싱턴포스트(WP)는 브레넌 국장이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이번주에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각각 만났고,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범위·본질·의도에 대해 강력한 의견일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의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캠프 역시 러시아의 개입이 미국 대선을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힐러리 선거캠프의 선대본부장이었던 존 포데스타는 18일 NBC방송의 '밋 더 프레스'에 출연해 대선 기간 해킹으로 자신의 이메일이 유출된 것은 도널드 트럼프의 음담패설 녹음파일 유출을 덮으려는 시도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0월 7일 트럼프가 유부녀를 유혹하는 내용의 음담패설 녹음파일이 공개된 뒤에 불과 한 시간 만에 위키리스크를 통해 내 이메일이 공개되기 시작했다"며 "이것을 과연 우연의 일치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은 이날 러시아가 대선에 개입했다는 정보 당국의 결론과 관련해 증거 제시를 요구하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선임 고문 켈리엔 콘웨이는 이날 CBS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만약 중앙정보국(CIA) 존 브레넌 국장이 증거 제출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측은 FBI와 다른 정보기관들이 통일된 증거를 내놓을 경우에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라인스 프리버스 차기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 역시 폭스뉴스에 출연해 "정보 당국자들이 의견을 모아 보고서를 발표해 그들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는 것을 미국인들에게 보여주면 대통령 당선인도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트럼프의 당선을 도우려고 시도했더라도 해킹 때문에 대선 결과가 바뀌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는 없다"고 강조하며서 이번 선거의 결과가 정당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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