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AI(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양계 농가에 비상이 걸리자, 계란값이 급등하고 있다.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품귀현상이 속출하고, 일부 업체에서는 구매제한까지 하면서 사재기 조짐이 일고 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할인점 롯데마트는 20일부터 계란 판매 수량을 제한하고 가격도 10% 정도 더 올리기로 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계란 수급 상황이 더 나빠졌기 때문에 내일(20일)부터 불가피하게 계란 판매 수량을 '1인 1판(30알)'으로 제한하고 가격을 10% 인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이마트의 창고형 매장 '트레이더스'도 지난 8일부터 상인 등의 '사재기'를 견제하는 차원에서 '1인 1판' 규정을 두고 있지만, 일반 소비자가 주로 이용하는 대형마트가 전국 단위로 계란 판매 제한에 나선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홈플러스도 지난 17일 평균 6% 정도 계란값을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빅3' 할인매장이 최근 2주에 걸쳐 10%가량 계란값을 올렸지만, 이후로도 AI파동에 따른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도매가격 수준이 계속 높아지면 추가 인상도 불가피해 보인다.
이처럼 당분간 계란값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자, 일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사재기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실제 이마트의 경우, 12월 들어 계란 매출은 작년 동기대비 27%나 늘었다. 계란 값이 최근 2주에 걸쳐 한 주에 5%씩 단계적으로 인상된 사실을 고려하면, 가격 상승에 따른 매출 증가분을 빼고도 소비자의 계란 구매 자체가 크게 늘어난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라면도 20일 가격 인상을 앞두고 지난 주말에 이어 19일에도 사재기 징조가 나타는 분위기다. 농심은 18개 품목의 라면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5% 인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지난 주말(17~18일) 이마트에서는 라면 상품군 매출이 2주 전 주말보다 37%나 뛰었다. 홈플러스도 지난 주말 라면 매출은 직전주보다 약 10% 정도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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