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탈리아 국민투표 부결 등 악재 속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쳤지만 홍콩, 중국 IPO 시장은 상대적으로 뜨거운 '활기'를 유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21세기경제보도(21世紀經濟報道)는 글로벌 회계법인 딜로이트의 통계를 인용해 올해 홍콩 증권거래소의 기업공개(IPO) 자금조달 규모가 1947억 홍콩달러(약 29조9000억원)로 지난해에 이어 세계 1위를 유지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상장기업 수는 120곳이다. 상하이증권거래소 2위, 그 뒤를 뉴욕이 이었다. 올해 상하이 증시 상장사는 107곳, 자금조달 규모는 1219억 위안(약 21조원)으로 추산됐다.
대외환경 변화의 영향으로 홍콩 증시의 IPO 건수와 자금조달 규모의 절대치는 지난해보다 줄었다. 지난해 홍콩 증시 IPO 기업은 124곳, 자금조달 규모는 2621억 홍콩 달러로 감소폭은 각각 3%, 26% 정도다. 하지만 혼란 속에서 양호한 수준을 지속한 것으로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홍콩 IPO 조달액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 본토기업의 진입이 활발했기 때문이다. 의약, 항공서비스, 과학기술, 미디어, 금융 등 신흥산업 분야 중국 기업이 홍콩 증시를 찾았다. 올해 120개 상장사 중 52곳이 본토기업으로 전체의 43%를 차지했으며 자금조달 규모는 1735억 홍콩달러로 89%에 육박했다.
특히 금융서비스 업체가 맹활약을 펼쳤다. IPO 규모 상위 5위권 기업 모두 본토 금융업체였다. 1위는 중국 우정저축은행으로 총 597억 홍콩달러(약 9조2000억원)를 조달했다. 이는 지난 2014년 알리바바의 미국 증시 상장 이후 최대규모다.
하지만 홍콩 증시의 IPO 세계 1위의 왕좌는 오래가지 못할 전망이다. 중국 A주의 기세가 만만치 않기 때문. 중국 A주의 올해 IPO 기업은 233곳, 자금조달 규모는 1549억 위안(약 26조6000억원)이 예상된다.
하지만 이는 증시 급등락으로 충격을 겪자 증권 당국이 IPO 속도를 늦춘 상황에서 거둔 성적으로 증시가 안정을 찾고 당국이 문턱을 낮추면 IPO가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 딜로이트에 따르면 19일까지 중국 A주 상장을 신청, 대기 중인 기업은 631곳에 달한다.
딜라이트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지만 중국 증시가 과거와 비교해 안정을 찾은 만큼 내년 A주 IPO 건수는 380~420곳, 조달액은 2500억~2800억 위안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A주는 꾸준한 개혁·개방의 발걸음을 내딛으며 몸집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특히 지난 10년간 빠른 확장세를 보여 주목된다. 1990년 등장 후 2006년까지 16년간 상장사 수가 1372곳에 불과했지만 2007년부터 속도가 붙더니 지난 9일 상장사 3000곳을 돌파했다. 시가총액은 약 52조 위안으로 세계 2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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