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전남 고흥지역 주민들이 연말연시를 맞아 소록도에서 40여년간 한센인을 돌보다 고국 오스트리아로 돌아간 마리안느·마가렛 수녀에 감사 손 편지를 보냈다.
20일 고흥군에 따르면 지역 내 초중·고등학생과 결혼이주여성 등 210명은 최근 직접 손으로 쓴 편지 387통을 두 수녀에게 국제특송우편으로 전달했다.
감사의 손 편지 쓰기는 올해 국립소록도병원개원 100주년을 기념해 두 수녀의 희생과 봉사정신을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감사 손 편지를 쓴 한 학생은 "소록도는 한센인들이 모여살고 있는 섬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아픈 역사와 기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아무런 편견 없이 43년간 봉사하신 두 분 수녀님이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대학병원 간호학교를 졸업한 두 수녀는 소록도에 간호사가 필요하다는 소식을 듣고, 1960년대에 한국에 입국했다. 이후 40여 년간 거주하며 한센인들의 간호와 복지 향상을 위해 헌신했다. 오랜 세월 봉사했지만 단 한 푼의 보수도 받지 않았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1972년 국민훈장, 1983년 대통령표창, 1996년 국민훈장 모란장 등을 받기도 했다.
두 수녀는 70대의 노인이 된 자신들이 소록도에 부담이 될까 불편하고 걱정하는 마음에 편지 한 통만을 남긴 채 2005년 조용히 고국 오스트리아로 돌아갔다.
고흥군 관계자는 "성탄절을 앞두고 두 분 수녀님에 전달된 이 손 편지가 따뜻한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청소년들이 소록도 한센인을 비롯해 이웃을 바라보는 따뜻한 마음을 갖는 건강하고 성숙한 인격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