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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서민경제]국민 살림살이 더 팍팍해졌다…100만원 벌어 26만원 빚 갚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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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2-20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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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만원 미만 쓰는 가구 비율, 7년만에 최대치

[그래픽=김효곤 기자]

부채 유형별 가구당 보유액[자료=통계청]


아주경제 원승일 기자 =“요즘 금리가 낮다고 해서 대출 좀 알아보러 왔어요. 전세가 너무 올라 빚을 내서라도 내 집 마련하는 게 나을 듯 해서요. 그런데 생각보다 부담이...”

20일 은행을 찾은 30대 초반의 한 주부는 주택대출 받기가 망설여진다고 했다. 대출도 빚인데 아무리 이자가 낮아도 매달 원금과 함께 갚아나가야 해 부담이 됐기 때문이다.

최근 저금리에 대출받아 집장만을 하거나 땅을 매입하는 등 부동산 투자가 늘며 가구의 평균 부채가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가계 빚이 눈덩이처럼 커지며 가구당 가처분소득 100만원 중 26만원은 빚 갚는데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달에 온 가족이 100만원도 채 안 쓰는 가구 비율도 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세난에 대출받아 내집 마련에 나서고, 취업난에 실업까지 겹치며 생활비마저 빚을 내 충당하는 저소득층 가구가 늘었기 때문이다.

경기침체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사이 이미 1300조원을 넘은 가계부채가 한국 경제의 뇌관이 될 것이란 지적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통계청이 전국 2만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16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3월말 기준 가구의 평균 부채는 6655만원으로 1년 전보다 6.4% 증가했다. 이 같은 부채 증가 폭은 2013년 7.5% 이후 최대다.

가계부채 중 대부분은 금융부채(70.4%·4686만원)와 임대보증금(29.6%·1968만원)이 차지했다.

금융부채와 임대보증금도 전년대비 각각 7.5%, 3.8% 늘면서 2013년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금융부채는 담보대출이 7.9%(3847만원), 신용대출이 5.9%(692만원) 증가했다.

이중 30~40대 젊은층 가구주의 부채가 큰 폭으로 늘었다.

40대 가구주의 경우 부채는 지난해 7160만원에서 올해 8017만원으로 12.0% 늘었다. 이어 30대 가구주 7.6%(5877만원), 30세 미만 가구주 6.8%(1593만원) 등의 순으로 증가했다.

특히 가계의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중은 26.6%로,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10년이후 가장 높았다.

가처분소득이란 가구 소득에서 세금, 4대 보험 등 비소득 지출을 빼고 실제로 손에 쥐는 소득을 말한다. 뺄 것 빼고 남은 순소득 100만원 중 26만6000원은 빚 갚는 데 썼다는 것이다.

실제 금융부채 보유 가구 10곳 중 7곳은 원리금 상환이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그중 74.5%는 원금 상환과 이자 지급 부담 때문에 저축, 투자, 지출을 실제 줄이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가계의 소득증가율은 2.4%로 부채 증가율(6.4%)을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빚은 늘어나는데 소득은 없다보니 가계는 더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올해 3분기(7∼9월) 전국 2인 이상 가구 중 월평균 지출이 100만원 미만인 가구비율은 13.01%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분기(14.04%)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다.

LG경제연구원 관계자는 "가계부채 부담, 실업률 등이 높아지며 미래에 대한 불안도 커져 서민가계가 소비를 줄이고 있다"며 "미국 금리인상에 따라 국내 금리도 오르면 가계 빚은 시한폭탄이 될 수 있고,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경우 경제침체의 골은 더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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