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은 20일 오후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비주류가 마지막으로 요구했던 유승민 비대위원장 제안이 거부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21일 모임을 갖고 탈당을 구체화하기 위한 실행에 적극적으로 돌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황 의원은 이날 김무성 전 대표와 심재철 국회부의장을 비롯한 비박계 의원 14명이 오찬 회동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비상대책위원장 자리를 두고 신경전을 벌여온 새누리당 내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가 사실상 분당 수순에 돌입한 셈이다.
당초 새누리당은 지난 16일 친박계 정우택 신임 원내대표가 선출된 이후 비대위원장은 비박계 추천 인사로 채우면서 갈등을 수습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비박계에서 추천한 유 전 원내대표를 친박계가 결사 반대하고 나서면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분석이다. 급기야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친박계 의원 일부가 분당의 불가피성을 인정하고 비박계를 향해 탈당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원내대표도 유 전 원내대표에게 향후 당 개혁에 관한 정견발표를 요구하며, 2~3일 이내 비대위원장에 유 전 원내대표가 적합한지 결론을 내리겠다고 전했다.
정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의총에선 총 16명 정도의 의원들이 발언을 했다”며 “비주류 측에서 유 전 원내대표를 단일 후보로 추천한 것으로 이해했고 2~3일 이내 가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유 전 대표는 본회의 전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장을 뽑는 과정이 경선을 하는 것도 아닌데 제게 정견 발표를 요구하는 것은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일”이라며 “그 말에 응할 수 없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 분당에 대해선 “오늘부터 시작해서 비주류 의원들과 같이 대화를 하면서 결론을 낼 것”이라면서 “이제는 정 원내대표 쪽에서 결론을 내려야할 차례니 2~3일 기다려 보겠다”고 말했다.
대다수 비박계가 불참한 이날 의총에서는 유 전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선출하는 데 반대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 의원들은 대체로 통합을 강조하면서도 유 전 대표의 비대위원장직 선임에 대해선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비박계 의원들은 당초 지도부에서 비주류에서 추천한 인사를 비대위원장으로 수용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유 전 원내대표가 (의총에)참석해 비대위원장에 대해 의견제시를 했어야 했다”면서 “내부 분위기는 찬성하는 사람들 보다 반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컸다”고 말했다.
친박 핵심인 최경환 의원도 “비주류에서 당을 화합하고 혁신할 수 있는 사람을 추천하면 의원이나 당원이 왜 거부하겠느냐”면서 “그런 관점에서 의원들이 그분(유 전 원내대표)이 당을 화합 쪽으로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 내 중도모임을 이끌고 있는 이주영 의원은 “간단하게 얘기하면 비주류에게 (비대위원장)추천 몫을 주고 그대로 받겠다는 약속을 한 이상, 유 전 대표를 조건 없이 수용해야 한다”면서 “외부인사 이야기도 있었지만 아직 확대해서 논의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