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무너진 시설물 안전관리, 다시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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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2-2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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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토부 '국민 안전', 말 아닌 행동으로 보일 때


 
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지난 2월 경남 김해시 소재의 한 산업단지 내 옹벽 일부가 무너지면서 3명이 사망하고 1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정확히 1년 전에는 광주광역시 남구의 한 아파트 옹벽이 무너져 차량 30여대가 매몰되기도 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주택가였다는 점에서 참으로 아찔한 사고였다.

두 사고의 공통점은 옹벽이 무너져 내렸다는 점만이 전부가 아니다. 무너진 두 옹벽 모두 국토교통부의 '시설물정보관리종합시스템(FMS)'에는 존재하지 않는 시설물이었다. FMS에서 누락되면 안전관리계획이 제대로 수립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주기적인 안전점검도 이뤄지지 않는다. 그야말로 예고된 참사였던 셈이다.

더 큰 문제는 FMS에서 빠진 시설물이 전국에 한 두개가 아니며, 등재된 시설물이라 하더라도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고리원자력발전소 등에 건설된 3개의 대형 옹벽은 물론, 금강수계와 낙동강수계에 설치된 수문 중 70%(1030개) 역시 FMS 누락 시설물이었다. 국토부는 FMS 등재 시설물 가운데 정밀안전진단 등을 통해 중대결함이 드러난 시설물을 최대 십수년간 방치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말이 되지 않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국토부의 시설물 안전관리가 이 정도로 허술할 리가 없다는 얘기였다. 특히 FMS를 통해 관리되는 1·2종 시설물인 교량과 터널, 항만, 댐 등은 붕괴사고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대형 인명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철저한 안전관리를 요구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설명이다.

강호인 국토부 장관은 지난해 취임 이후 약 1년간 무엇보다 국민 안전을 강조했다. “안전은 정책의 특정 분야가 아니라 정책의 모든 것”이라는 생각도 수차례 밝혔다. 최근 국적항공사 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는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각오로 CEO가 직접 안전을 챙겨달라”고 당부하기까지 했다.

이제는 국토부의 수장이 누구인지 되묻고 싶다. 무려 13년 전인 2003년부터 운영된 FMS를 최근 지적이 잇따르자 이제야 일제 조사를 통해 개선하겠다는 국토부의 설명을 강 장관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국민 안전이 정책의 모든 것이라는 점을 취임 2년 차에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야 할 시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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