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보행 중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이른바 '스몸비(스마트폰+좀비)족'이 급증하면서 전 세계가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국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나서 보행 중 스마트폰 자제를 촉구하고 있지만 스몸비들의 인식개선 효과가 도드라지지 않고 있다. 스마트폰의 고도화와 LTE 활성화에 따른 동영상 시청 증가, 모바일 게임, 시공간적 제약 없이 정보와 서비스를 주고 받는 SNS 등 중독성 강한 콘텐츠가 눈과 귀를 사로 잡으면서 보행자 안전사고를 부추기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여름 출시된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 고’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이로 인한 스몸비족들의 사망사고가 다수 발생해 각국이 해결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최근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에서 실시한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실태’ 분석결과에 따르면 40대 이하 젊은 층의 사고가 77%로 매우 높았다. 또 전체의 33%가 보행중 스마트폰을 사용했고 횡단보도 길을 건널 때는 전체의 26%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위험인식 정도는 응답자의 84%에 달했고 사고가 날 뻔한 경우도 응답자의 22%가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보행 중 스마트폰을 사용할 경우 보행자가 소리로 인지하는 거리가 평소 보다 40~50% 줄어들고 시야폭은 56% 감소되며 전방주시율은 15% 정도로 떨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5년간 스마트폰 관련 차량사고는 2011년 624건에서 2015년 1360건으로 2배 이상 증가해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올해 하반기 스마트폰 가입건수는 전세계 모바일 가입자 수 중에서 55%에 해당되는데, 한국은 76%로 글로벌 평균 보다 가입률이 훨씬 높다.
독일 자동차검사업체 DEKRA는 지난 4월 베를린, 파리 등 유럽 6개 도시에서 실시한 조사에서 보행자의 약 17%가 스마트폰 화면을 보면서 횡단보도를 건넜다고 발표했다. 특히 젊은 층의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이 눈에 띄었으며, 독일의 경우 사망자가 발생한 교통사고의 10%가 보행자의 스마트폰 사용 등 부적절한 행동이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미국소비자안전위원회(CPSC)는 2010년이후 2014년까지 보행 중 스마트폰 이용으로 사고가 발생해 응급실을 찾은 보행자가 124% 늘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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