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조선·해운업 경기 바닥… 의류·섬유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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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2-2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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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하나금융경영연구소]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3일 반도체를 제외한 대부분 산업군이 내년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올해 구조조정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조선·해운업종이 가장 힘든 한 해를 보낼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17년 산업 전망'을 발표하고 대내외 이슈 영향을 종합한 산업별 경기 스펙트럼을 제시했다.

연구소는 내년 한국 경제와 산업에 영향을 줄 주요 이슈로 △만성 공급과잉 △중국 내 산업 구조조정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이런 이슈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산업 자체의 경기 사이클을 종합적으로 평가, 이를 정량화해 온도계 형식의 스펙트럼을 내놨다.

이주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경기 사이클, 공급과잉, 중국 내 구조조정, 미국 대선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조선과 해운이 가장 바닥에 위치한다"며 "의류, 섬유 등 2개 업종도 스펙트럼 상 적색 영역에 있어 위기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선, 해운, 의류, 섬유 등 4개 업종은 스펙트럼에서 가장 낮은 적색 영역에 위치해 있다. 철강, 기계, 비철금속, 디스플레이, 건설 등 4개 업종은 적색 바로 위인 주황색에 들어 있다.

이에 반해 반도체는 분석 대상 산업군 가운데 유일하게 가장 높은 파란색 영역에 자리잡고 있다. 이외에 휴대폰, 음식료, 석유화학 등은 녹색 영역으로 비교적 안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주완 연구위원은 "반도체는 과거 기업의 PC 교체 주기 등 특정수요 의존도가 높았으나 지금은 수요가 다양하기 때문에 수요 부진에 따른 영향은 거의 없다"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3사의 과점 체제가 확고해 이전과 같은 심각한 공급과잉이 재발할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미국 대선 결과가 내년 우리 경제에 가장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은 건설이 유일했고, 나머지는 부정적이거나 중립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김동한 하나금융경영연구고 연구원은 "트럼프의 공약을 분석한 결과 자동차, 정유, 석유화학, 섬유, 의류 등 5개 업종은 향후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조선, 해운 등도 다소 부정적이다"고 지적했다.

또 연구소는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산업 구조조정으로 인해 철강과 정유가 상반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중국은 경기부진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석탄, 철강, 조선, 정유 등 만성적인 공급과잉 산업에 대해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안혜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국이 적극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산업 가운데 밀어내기 수출이 확대되고 있는 정유는 국내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되나 구조조정이 일단락되고 있는 철강은 중국의 생산량 감소로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소재 및 중간재 수출 감소에 따른 전반적인 대중 수출 감소 우려가 높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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