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희정이 프로농구 역대 최초로 1000경기 출전 대기록을 달성했다. 삼성도 공동 선두에 올라섰다. 주희정의 ‘자축쇼’를 위한 이상민 삼성 감독의 배려도 빛난 경기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개인 통산 999경기에 출전한 주희정은 23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프로농구 정규리그 안양 KGC인삼공사와 원정경기의 주인공이었다. 주희정의 친정 팀이기도 한 KGC는 상대 팀의 축하를 받으며 1000번째 코트를 밟았다.
이상민 감독의 배려도 세심했다. 주희정은 이날 선발 라인업으로 출전해 1쿼터를 뛰었다. 또 승부가 어느 정도 기운 경기 종료 막판 다시 주희정을 코트에 서게 해 의미를 더했다. 단독 선두였던 인삼공사전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이 감독은 주희정의 대기록을 더 챙겼다.
주희정은 1997-1998시즌 데뷔 이후 20시즌 만에 1000경기 출전 대기록을 달성했다. 출전률을 환산하면 무려 98.8%(1000/1012경기)에 달한다.
또 주희정은 KBL 정규리그 최다 어시스트(5344개), 최다 스틸(1495개), 국내선수 트리플 더블 최다 기록(8회), 3점슛 2위(1143개), 리바운드 4위(3409개), 득점 5위(8529점)를 기록 중이다.
삼성은 주희정이 뛴 1쿼터를 14-12로 앞서며 주도권을 잡았다. 2쿼터 들어 주희정 대신 김태술이 나섰고, 임동섭의 3점포 3방과 마이클 크레익의 득점포가 터지면서 44-27로 달아났다.
후반 들어 22점 차까지 벌렸던 삼성은 이정현의 3점슛을 앞세운 인삼공사에 추격을 허용했다. 키퍼 사익스마저 공격에 가세한 인삼공사는 54-64로 따라붙었다. 하지만 삼성은 마지막 4쿼터 임동섭의 3점슛이 승부처에 다시 터지며 인삼공사의 추격을 따돌렸다.
임동섭은 3점슛 5개를 포함해 18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인삼공사 이정현은 22점을 집중시켰으나 팀의 7연승을 이끌지 못했다.
모비스는 전반에 41-29로 크게 앞서며 승기를 잡았으나, 후반 들어 접전을 펼쳤다. 4쿼터 종료 직전 69-72로 패색이 짙었던 모비스는 로드가 극적인 동점 버저비터 3점슛을 성공시켜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드라마는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연장전에서도 모비스가 밀렸다. 경기 종료 1분20여초를 남기고 4점 차로 뒤진 모비스는 전준범의 3점슛으로 추격에 나섰다. 하지만 88-88 동점을 이룬 종료 5초 전 송창용의 어이없는 파울 작전으로 김선형이 자유투 1개를 성공시켜 88-89로 뒤졌다.
마지막 승부는 함지훈과 박구영 콤비가 해냈다. 함지훈과 박구영은 패스를 주고받으며 상대 코트로 넘어간 뒤 함지훈의 패스를 받은 박구영이 종료 버저비터와 함께 3점슛을 성공시켜 거짓말 같은 역전 드라마를 완성시켰다.
이날 승부를 연장전으로 이끈 로드는 46점 17리바운드 3어시스트 7블록을 쓸어 담으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고, 박구영은 승부를 가른 3점포를 포함해 6점을 보탰다. 결정적 어시스트를 해낸 함지훈도 7점 10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SK는 김선형이 25점 13어시스트로 분전했으나 뼈아픈 패배로 고개를 숙였다.
여자프로농구에서는 아산 우리은행이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용인 삼성생명과 원정경기에서 59-50으로 이기고 3연승 행진을 달렸다. 우리은행은 단독 선두를 질주했고, 삼성생명은 4연패의 늪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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