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분당 앞두고 수싸움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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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2-26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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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 후 창당을 준비 중인 '개혁보수신당' 정병국 창당준비위원장(오른쪽)이 지난 2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원외위원장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분당을 하루 앞둔 새누리당에서는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 간의 막판까지 치열한 수(數) 싸움이 펼쳐졌다.

27일 1차 탈당 규모가 신당의 명운을 좌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양 진영은 26일 각각 회의를 열고 탈당 규모와 명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영입 가능성 등을 두고 장외 공방전을 벌였다.

탈당파의 개혁보수신당(가칭) 창당추진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27일 탈당·분당 선언과 함께 곧바로 교섭단체로 등록하기로 했다. 신당 창당일은 다음달 24일로 확정했다.

개혁보수신당측은 탈당 선언과 동시에 의원총회를 열고 원내대표, 신당의 방향성, 정강정책 등에 대해 논의를 이어간다. 원내대표 후보는 최근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비박계 주자로 출마했던 나경원 의원과 공동 창당추진위원장인 주호영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1차 탈당 인원에 대해선 일단 비박계와 친박계는 서로 다른 예측을 내놨다. 비박계는 기존에 제시한 35명에서 최소 30명으로 한발 물러섰지만 친박계는 30명 이하에 무게를 뒀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탈당 인원을 처음에 발표할 때 34~35명 정도였다”면서 “제가 보기엔 (1차 탈당인원은)30명 이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탈당 규모에 대해 "(비박계는) 35명이라고 했지만 그 숫자를 채우지 못할 것으로 본다"며 "왜 구태여 탈당을 하면서 불확실하게 딴 살림을 차리려 하는지 모르겠다“고 폄하했다.

보수진영의 차기 대선 주자로 떠오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두고 양 측은 반 총장이 결국 자기 진영으로 올 가능성이 더 크다며 내세우며 기싸움을 펼쳤다.

유 전 원내대표는 이날 반 총장의 영입에 대해 “(반 총장을)영입하기 위해 노력 할 것이고, 그 분이 신당에 합류해 저희와 치열하고 공정한 경선을 거쳐 신당의 대선후보를 확정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탈당을 감행하는 의원들 사이에서도 결국 정권 재창출 여부에 따라 권력 지형이 이동하는 만큼 탄핵 정국에서 반 총장이 새누리당을 택할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이 대다수다.

이에 대해 정 원내대표는 이날 "반 총장과 같은 지역구 사람으로서 '청명회'(충청인들의 모임) 활동 등을 하면서 그분을 잘 안다는 사람보다 나만큼 가까운 분은 없을 것"이라며 “반 총장이 와서 바로 정당을 택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분 성향 상 보수정당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제부터 새누리당이 개혁을 시작해 환골탈태하는 정당으로 만든다면 이 당을 안 오시겠냐”고 견제에 나섰다.

새누리당을 탈당하는 가장 큰 명분으로 꼽히는 인적 청산을 두고도 장외 공방이 이어졌다. 유 전 원내대표와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 간 설전이 대표적이다.

보수여당이 사상 처음으로 분당으로 치닫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양 진영은 향후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채 서로에 대한 공방만 벌였다. 

개혁보수신당의 성공이 새누리당의 실패로 귀결되는 치킨게임 속성상 어쩔 수 없다고 해도, 보수진영이 세 확산을 통해 차기 대권을 준비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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