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소모전만 벌이는 교과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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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2-27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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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년 국검정혼용 결정으로도 가라앉지 않을 듯

이한선 사회부 기자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결국에는 교육부가 손을 들고 국정화를 유예하고 2018년 국검정혼용으로 운영하겠다고 했지만 이 역시 꼼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연기하고 2018년부터 검정과 혼용으로 운영하겠다고 하지만 검정교과서를 만들어야 하는 출판사들에는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검정교과서를 개발하기 위해 집필에만 1년 이상이 걸리고, 심의와 수정에 1년이 걸린다고 한다.

국정교과서는 지난해말부터 개발을 해왔지만 검정교과서는 아직 집필에 들어가지도 못했다.

교수 한 분은 이 얘기를 처음 듣고 말이 안 된다며 놀라기도 했다.

검정 교과서 개발을 위한 심의 기간을 빼면 집필에 6개월 정도가 주어지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발상이 놀랍다고 했다.

국정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여유 있게 개발을 하고 1년이라는 시간이 더 주어졌다.

2018년 선택과정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출제하는 정부가 개발한 교과서가 채택 경쟁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시작부터 검정교과서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

학생들이 배우는 중요한 역사교과서를 놓고 이렇게 졸속으로 결정을 하니 번번이 문제가 커진다.

차기 정부에서 과연 이같은 2018년 국검정혼용 정책이 과연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또 든다.

역사교과서 논란은 지난해 9월 2015 교육과정 개정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불거졌다.

‘1948년 대한민국 수립’ 용어에서부터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이후 1년이 넘게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놓고 온 나라가 분열과 갈등을 겪었다.

교육부는 지난달 28일 현장검토본을 공개한 이후에야 이 용어를 놓고 토론회를 마련했다.

토론회에는 광복회 회원들이 격분한 가운데 참석해 고성이 오가는 모습이었다.

토론회 사회자인 신복룡 교수는 격론이 벌어진 이후 국가론적인 관점에서 역사를 보는 진영과 민족론적인 관점을 강조하는 진영의 대립으로, 보는 관점에 따라 협의가 이뤄지기 어렵다면서 양측을 일방적으로 비난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결론이 나지 않는 문제를 놓고 한쪽의 견해만을 반영한 교과서를 정부가 개발해 온 것 자체가 국정화의 문제점이라는 지적이다.

대입 제도의 개선, 사교육 절감 등 중요한 교육 현안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교과서 국정화 추진에 관심이 쏠리면서 뒤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

당장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대입 변화가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적용을 앞두고 있는데도 정부는 내년 7월에야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겠다고 하고 있지만 어떤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EBS 연계 출제가 유지가 되는 것인지, 절대평가 영역이 영어 이외에도 확대가 되는 것인지, 수능에서 볼 선택과목의 범위가 어디까지가 될는지 등등에 대해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교육부는 언급이 없다.

학령인구 감소로 앞으로 대학 정원이 채워지기도 버거운 현실이 눈앞에 예상되고 있는데도 여전히 진학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고 사교육 부담은 여전하다.

역사교과서와 관련한 소모적인 행정 낭비는 뒤로 하고 교육부가 본연의 문제에 집중하길 바란다.

교육부도 정유라 대학 입학 특혜를 비롯해 역사교과서 국정 추진 등 국정농단 사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2018년 역사교과서 국검정혼용 결정으로 논란이 쉽게 수그러들 것 같지 않아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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