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후장대 2016 결산 ①조선] ‘수출 역군’ 옛 영광 뒤로… ‘구조조정 1순위’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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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2-2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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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대우조선해양]

아주경제 김봉철·송종호 기자 = 조선, 해운, 철강, 석유화학 등 이른바 중후장대 업종은 올해 구조조정이라는 암초를 만나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B2B(기업과 기업간 거래)라는 업종의 특성상 이만큼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해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2016년에는 크고 작은 이슈들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정부 주도의 일괄적인 구조조정 방침으로 업종 간의 불균형과 노사 갈등 문제가 대두되는 등 바람 잘 날이 없었다는 평가다.

한때 국가 산업을 짊어졌던 기간산업이자, 수출 역군에서 구조조정의 대상으로 전락하기 까지 △조선 △해운 △철강 △석유·화학 3회에 걸쳐 업종별 현주소를 되짚어 본다. <편집자 주>


조선업은 압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를 호령했던 대표적인 수출산업이었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경기불황과 저유가 기조의 장기화로 선박 발주가 끊기면서 구조조정 1순위로 지목되는 수모를 겪었다. 이런 가운데 조선산업의 신성장동력으로 지목되던 해양플랜트는 조선사 만성 적자의 원흉으로 변해버렸다.

◆ ‘밑 빠진 대우조선에 물 붓기’…빅3 체제 유지 결론

올해 조선업은 대우조선해양으로 시작해서 대우조선해양으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태풍의 눈’이었다.

정부는 4·13 총선 이후 가장 먼저 조선업에 구조조정의 메스를 들이댔다. 그 핵심에는 대우조선의 정리 여부가 자리잡고 있다.

정부가 대우조선에 쏟아 부은 공적자금은 4조원에 달한다. 조선 3사의 ‘빅2’ 재편까지 논의됐으나, 정부는 최근 고심 끝에 존치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이미 막대한 자금이 투입됐고, 회생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음에도 정부의 안일한 대처로 결국 시간만 끈 셈이 된 것이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도 사견을 전제로“빅2 체제가 중국 등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데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찬성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다만 정 사장은 ‘빅3’ 체제 유지와 관련해 “‘알맹이가 없다’, ‘다음 정권으로 넘겼다’, ‘뒷북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은 결국 빅2로 가야된다는 전제조건이 달려 있는 얘기”라면서 “대우조선을 폐쇄하는 데 50조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는데 지금처럼 4조원 투입해서 정상화시킬 경우, (빅3 체제가) 더 경제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대우조선은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2조8000억원의 자본 확충을 받기로 했지만, 경영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대우조선을 둘러싼 각종 비리와 관련된 검찰 수사 역시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 인력 구조조정의 연속…‘자르고, 또 자르고’

국내 조선 빅3가 경영정상화를 위해 앞으로 2~3년간 추진하기로 한 10조3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 중 올해 약 4조1000억원을 이행했다.

정부의 ‘2016년 기업구조조정 추진실적 및 향후계획’에 따르면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포함)은 올해 5월 제출한 총 3조5100억원의 자구계획에서 자산 매각과 인력 감축 등을 통해 지난달 말까지 총 1조9700억원을 이행했다.

조선 3사 중 가장 높은 56%의 이행률을 기록해지만, 회사를 떠난 직원만 1600여명에 달한다. 또한 현대중공업은 각 사업부의 전문화와 경영합리화를 위해 내년 4월부터 조선·해양, 전기·전자, 건설장비, 로봇, 그린에너지, 서비스사업 등 6개사로 분사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말까지 44억2000만 달러를 수주했다. 이는 지난 6월 자구계획을 발표할 당시 전망한 131억 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자구계획 규모가 가장 큰 대우조선은 총 5조3000억원 중 1조5200억원을 이행했다.

이행률 29%로 직영 인원은 작년 말 1만3200명에서 올해 11월 말 1만1200명으로 약 2천명 줄었다.

대우조선은 올해 62억 달러를 수주 목표에서 15억5000만 달러를 달성하는 데 그쳤다.

삼성중공업은 총 1조5000억의 자구계획 중 자산 매각과 인력 감축, 경영합리화 등을 통해 6000억원을 이행했다. 이행률은 40%다.

올해 신규 수주는 목표한 53억 달러 가운데 5억2000만 달러 뿐이지만, 삼성중공업의 수주가 내정된 이탈리아 ENI사의 모잠비크 코랄 FLNG 프로젝트 등 대규모 해양플랜트 프로젝트가 협상 중이다.

더 큰 문제는 내년이다. 클락슨리서치는 최근 펴낸 ‘신조선 시장의 장기 수요 전망’ 보고서에서 수주절벽의 고통이 2017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내년도 한국의 선박 수주량은 2011∼2015년 연평균 수주량의 3분의 1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면서 “선박 발주의 숨통이 트이는 2018년까지 버티기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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