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물질 이론' 남긴 천문학 대모 베라 루빈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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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2-2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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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70년대 카네기연구소에서 실험하고 있는 베라 루빈 [사진=연합/AP]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은하 회전 관련 연구를 통해 어주 암흑물질 이론의 바탕을 만드는 등 천문학계에 역사적 업적을 남긴 미 천문학자 베라 루빈이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BBC, ABC뉴스 등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향년 88세.

루빈은 지난 1974년 은하의 회전 운동이 예측치보다 빠르다는 점에 착안, 연구를 계속해 암흑물질 이론의 바탕을 마련했다. ​암흑물질은 적외선이나 가시광선, 자외선 등으로는 관측되지 않는 '보이지 않는' 물질을 말한다. 중력으로만 확인할 수 있는 존재로, 루빈의 연구 성과는 암흑물질이 우주에 작용하고 있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단서가 됐다.

이후 과학계에서는 암흑물질이라는 존재에 대해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지금은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 가운데 암흑물질이 약 27%를 차지한다는 것이 통설로 남아 있다. 우주에는 은하와 별처럼 눈에 보이는 것도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도 존재한다는 점을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루빈은 미국 여성 과학자로는 두 번째로 전미과학아카데미의 회원이 되는 등 천문학계 족적을 남겼다. 지난 1993년에는 빌 클린턴 대통령으로부터 국가과학메달을 받기도 했다. 다만 많은 업적에 비해 노벨과학상을 받지 못해 몇몇 과학자들에 의문을 남겼다.

루빈은 여성 과학자가 드물던 시절 남녀 차별을 온몸으로 겪은 점으로도 유명하다. 당초 루빈은 1948년 바사대학 졸업 뒤 프린스턴대학 대학원에 입학하기를 원했으나 여학생이라는 이유로 입학이 거부돼 코넬대 대학원에 진학하기도 했다. 말년에는 천문학계 남녀차별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는 한편 여성 과학자들의 입지를 마련하는 데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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