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진주만 희생자 위령 하루만에 군국주의 상징 야스쿠니 신사 참배

29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이나다 도모미 일본 방위상 [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아베 신조 일보 총리의 미국 진주만 방문 직후 일본 각료들이 잇따라 2차 세계대전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전쟁의 희생자들 위령하면서도 내부적으로 가해자들을 참배하는 일본의 이중적인 모습에 아베 총리의 진주만 방문은 진정성이 결여된 퍼포먼스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NHK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28일에는 이마무리 마사히로 부흥상이, 29일에는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이 각각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야스쿠니 신사는 근대 일본 전사자 246만6000여명을 떠받들고 있는 곳으로 도조 히데키 전 총리를 비롯해 2차 세계대전 A급 전범 14명이 합사되어 있어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통한다.

지난 8월 내각에 합류한 이후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이 야스쿠니 신사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기자들에게 “평화로운 일본은 국가를 위해서 목숨을 바치신 귀중한 분들의 토대 위에 있는 것이라는 것을 잊은 적 없다"고 말하며 전쟁 가해자들을 옹호했다.

또한 그는 한국이나 중국의 외교적 반발의 위험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전사자들을 참배하는 것은 보편적으로 수용되는 것이라며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는 “역사에 대해 어떤 시각을 견지하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에게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은 어느 나라에서건 이해받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나다는 아베와 국수주의적 시각을 공유하는 최측근으로 과거에도 야스쿠니 신사를 자주 참배해 왔다. 

이나다는 26~27일 아베 총리의 미국 하와의 진주만 방문에 동행을 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진주만을 방문해 "전쟁의 참화를 두 번 다시 되풀이해선 안 된다"는 반전 메시지를 강조하면서도 사과나 반성이 빠져있어 진정성이 없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한편 아베 총리는 2013년 12월을 마지막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았으나 주요 기념일에 공물을 봉납해왔다. 이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주변국과의 갈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미국의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